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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특급’ 스롱 피아비의 ‘당구 코리안드림’

[당구 코리안드림]①첫 출전 세계대회서 동메달 획득
작년1월 선수등록…21개월만에 전국대회 4회 우승
결혼이민자에서 세계여자3쿠션 ‘넘버3’로
‘캄보디아 스포츠영웅’ 정부가 세계대회 참가 지원
2010년 한국인과 결혼 “고국에 학교 짓고싶어”

  • 기사입력:2018.09.21 15:10:56
  • 최종수정:2018.09.23 1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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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캄보디아 특급" 스롱피아비가 지난 21일 폐막한 "2018 터키 이즈미르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생애 첫 세계무대에서 얻은 값진 결과다. 지난해 한국당구계에 데뷔해 명실상부 강자로 자리매김한 스롱피아비는 이로써 세계당구계를 향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디뎠다. 사진은 "2018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시상식 직후 메달을 들고 기념촬영 중인 스롱피아비(사진)와 대회 우승자인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세계2위). (사진=김정규 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 페이스북)
[편집자주=한국이 세계3쿠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한국 무대와 한국 대회를 통해 부와 명예를 거머쥔 외국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소위 당구판 ‘코리안드림’이다. MK빌리어드뉴스가 대표적인 선수 2명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 번째는 세계여자대회에서 공동3위에 오른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당구로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 스롱피아비(29) 꿈이 영글고 있다.

스롱피아비는 지난 21일(한국시간) 터키 이즈미르에서 폐막한 ‘2018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이하 세계여자3쿠션)’에서 공동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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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시상식 후, 시상대에 홀로 올라가 동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스롱 피아비. (사진=김정규 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 페이스북)
그는 이번 대회 예선 A조서 ‘디펜딩 챔피언’ 히다 오리에(일본·3위)와 자넷 옌센(덴마크·12위), 스테피 다스케(독일·14위)를 연달아 누르고 3승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이어 8강선 세계20위 랄린드 클라우디아(콜롬비아)마저 30:16(26이닝)으로 꺾었다. 하지만 4강전에선 예선에 이어 다시 만난 히다 오리에에게 17이닝만에 10:30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스롱 피아비의 결승진출은 좌절됐다. 하지만 그는 첫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며 정상권 선수로 발돋움했다. 모국 캄보디아 국기를 가슴에 단 그는 시상대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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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18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동메달 수상자인 스롱피아비가 시상식에서 메달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정규 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 페이스북)
◆지난해 韓당구계 ‘혜성’처럼 데뷔…올해까지 ‘전국대회 4승’

스롱피아비는 지난해 1월 서울연맹에 선수등록하며 한국당구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가 데뷔 후 현재까지 1년9개월여간 들어올린 ‘전국대회 우승컵’은 4개.

스롱피아비는 지난해 6월 국토정중앙배 결승에서 ‘베테랑’ 박지현(경기‧13위)을 20:14(23이닝)로 꺾고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다. 특급 루키의 등장이었다.

두 달뒤인 (8월)대한당구연맹회장배 결승에선 ‘19세 유망주’ 김보미(서울‧1위)를 25:11(20이닝)로 제압했다.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이다. 이어 12월 강진청자배에선 결승에서 이미래(성남‧2위)를 25:16(34이닝)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이렇게 스롱피아비는 데뷔시즌에, 그것도 불과 6개월만에 무려 세 차례나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었다. 특급신인급 활약을 넘어, 2017년 ‘한국 여자3쿠션퀸’(랭킹1위)에 등극했다.

올해 3월엔 ‘인제 오미자배’ 결승에서 김보미를 맞아 18이닝만에 25:17로 승리, 네 번째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재 랭킹은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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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8월 캄보디아 체육부 바스 참루엔 차관과 캄보디아 국가올림픽위원회 리다 타이 부회장이 대한당구연맹과의 캄보디아 당구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간담회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간담회에 앞서 빌킹코리아 본사 내 위치한 빌킹고객센터에서 3쿠션을 직접 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바스 참루엔 차관(가운데)이 스롱 피아비(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스트로크를 시도하고 있다. 왼쪽은 리다 타이 부회장(왼쪽).(사진=빌킹코리아)
◆캄보디아 스포츠영웅…정부가 세계대회출전 지원

스롱피아비 활약상은 SNS를 통해 고국 캄보디아로 알려졌다. 태권도 등 일부종목을 제외하곤 별다른 스포츠 스타가 없는 캄보디아엔 큰 경사였다. 한국에서의 잇따른 승전보를 캄보디아 유력 언론사들이 대서특필했다.

동시에 캄보디아 내에서 그의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움직임이 생겨났다.

세계캐롬연맹(UMB)이 주관하는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하려면 반드시 자국 연맹에 선수로 등록해야만 한다. 그간 캄보디아에는 스누커연맹만 존재했을 뿐, 캐롬 종목과 관련된 체육단체는 없었다. 때문에 스롱피아비의 국제대회 출전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스롱피아비의 활약에 캄보디아 정부도 응답했다. 정부 차원에서 그를 국민적인 스포츠 스타로 키우려는 복안이었다. 그 결과 지난 7월, 캄보디아 스누커연맹 산하에 그를 위한 당구협회가 별도로 창설됐다. 스롱 피아비는 이렇게 해서 세계여자3쿠션대회 출전하게 됐고, 공동3위로 모국의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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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고향인 캄보디아 캄뽕짬에서 여동생 2명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스롱 피아비.(스롱 피아비 선수 제공)
◆2010년 한국인과 결혼…“당구로 돈벌어 고국에 학교를”

‘재능러’. 특정 분야의 특출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스롱 피아비가 ‘당구 재능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도그럴 것이 스롱피아비의 당구경력은 7년, 선수론 2년차에 불과하다. 그의 당구재능을 처음 알아본건 2010년 결혼한 남편 김만식 씨. 친구들과 함께 당구장에서 공을 치던 그가 아내에게 재미로 한번 큐를 건넸는데, 처음 알려준 길을 척척 쳐냈단다.

이후 아내는 당구에 재미를 붙였다. 또 각종 동호인대회에서 숱한 우승을 차지, 아마추어계 강자로 이름을 알렸다. 전국규모 동호인대회인 ‘문체부장관기’는 2014년부터 3년간 쭉 우승을 놓치지 않았을 정도. 그리고 지난해 선수로 데뷔하기에 이른다.

스롱피아비는 MK빌리어드뉴스에 “당구로 돈을 벌어 고향(캄보디아 캄뽕짬)에 학교를 짓고 싶다”고 했다. 가난때문에 못 배우는 아이들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다. 물론 재능이 보이는 아이들에겐 큐도 쥐어줄 생각이다.

이처럼 ‘캄보디아댁’에서 ‘캄보디아특급’으로 진화한 스롱피아비의 ‘당구 코리안드림’은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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