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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구 미래]②진혜주 “女포켓 ‘톱3’ 노리겠다”

작년 우승·준우승 1차례, 3위 세 번…국내 랭킹 4위
한때 그만둘까 고민도…영화 삼촌‧가영 언니 만나 실력 ‘껑충’

  • 기사입력:2018.01.09 11:10:02
  • 최종수정:2018.01.09 11: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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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진혜주가 스트로크 후 공의 진로를 보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한국 여자 포켓볼계는 최근 수년간 박은지(동양기계‧국내 1위), 임윤미(서울시청‧2위), 김가영(인천시체육회‧3위) 등 이른바 ‘빅3’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 뒤를 ‘10‧20 영건’들이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지난해엔 그 영건들 중 21세 진혜주(대구연맹)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진혜주는 지난해 5월 ‘풀투어1차’ 우승, 7월 ‘정읍 단풍미인배’ 공동3위에 이어 12월엔 ‘슈퍼오닝 풀투어’ 공동3위, ‘강진청자배’ 9볼 준우승 및 10볼 공동3위 등 성적을 올리며 2017년 한해를 ‘3강’ 바로 아래인 4위로 마감했다.

이처럼 한국 여자 포켓볼 ‘기대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진혜주를 지난 5일, 서울 강동구 ‘김가영포켓볼아카데미’에서 만났다. 활짝 웃으며 기자를 반겼던 진혜주는 “올해에는 꼭 랭킹 3위안에 진입하고 싶다”는 각오와 함께 특유의 매서운 눈매를 보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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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기자의 질문에 미소지으며 답하고 있는 진혜주.


▲지난해 전국대회 성적이 좋았다.

=2017년처럼 입상이 많았던 해가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입상은 (5월)‘풀투어1차’대회 우승이다. 생애 첫 전국대회 우승이고, 또 결승에서 제 우상인 가영 언니(김가영 선수)를 꺾었기 때문이다. 우승하면 감격해 크게 환호할 줄 알았는데, 쑥스러움 많은 성격탓에 특별한 세리모니는 못했다. 다음에 우승하면 크게 소리지르고 싶다. 하하.

▲최근 1년 간 실력이 급성장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 이유는 뭘까.

=첫 번째 이유로는 2016년 3월, 영화 삼촌(정영화 포켓 선수) 제자가 된 것을 꼽을 수 있다. 그전까지 3개월 동안 당구선수를 그만둘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전국대회 입상은 고사하고 8강 진출도 버거웠던 시기이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승부를 걸어보자”하고 영화 삼촌을 찾아갔다. 서울시청 연습장(서울시 서초구 준빌리아드클럽)에 오전 10시에 나와 저녁 7시까지 공만 쳤다. 그러면서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새로 다졌더니 그해(2016년) 11월 전국대회(2016 대한체육회장배) 준우승이란 값진 성과가 따라왔다.

▲슬럼프를 극복한 후 달라진 점은.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의 대가가 따라온다는 걸 깨달았다. 그전까진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아마 그걸 깨닫지 못했다면 대학교에서 부전공을 찾아 다른 길을 모색했을지도 모른다. (진혜주는 2014년, 한국체육대학 사회체육학과 당구특기전공생으로 입학했다)

▲김가영 선수를 만나 두 번째 성장을 했다고.

=영화 삼촌과 함께 가영 언니도 제겐 동경의 대상인 선수다. 지난해 6월, 새로운 연습장을 찾다가 가영 언니가 “가족이 되자”고 해 곧바로 김가영포켓볼아카데미로 들어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영 언니에게 경기 운영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도 많이 배웠다. 경기 중엔 제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극복했다고 본다.

▲그래도 고쳐야 할 단점이 있다면.

=욕심을 자제해야 한다. 하하. 영화 삼촌한테 항상 듣던 말이다. 지난해 5월 ‘풀투어 1차’ 우승 후 제 플레이에 대한 기준치가 높아졌다. 거만했던 것 같다. 사실 당구선수로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한 시기는 얼마 안된다. 학생때는 그런 생각없이 공만 치던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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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진혜주가 지난해 12월 강진청자배 준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구선수가 된 계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친구분에게 “앞으로 당구가 뜬다”는 말을 듣더니 ‘박승칠아카데미’로 데려가 큐를 처음 잡게했다. 이후 ‘2011 경기연맹회장배 학생당구대회’ 우승 등 학생부에서 성적을 냈고, 고1때 선수로 등록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당구에 목숨거는 선수가 될 줄은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당시엔 ‘선수’라는 직업이 마냥 멋져 보여 선수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구에 대한 열정이 지금처럼 뜨거운 적은 없었다. 가끔 열정이 지나쳐 승부욕이 과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하하.

▲유독 승부욕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승부욕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나간 오픈대회에서 첫 경기를 패했다. 당연한 결과였지만, 처음 느껴보는 패배감에 한 시간동안 엉엉 울었다. 학생 때에는 연습 게임에서도 죽기살기로 이기려고 들어 한소리 듣기도 했다. 지금도 그 성향이 남아있다. 경기 중 찍힌 제 사진을 보면 눈빛이 정말 매섭더라.

▲몇 달 후 올해 일정이 시작된다. 목표는.

=국내랭킹 4위, 훌륭한 성적이지만 그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 ‘3강’ 안에 진입 못하리라는 법도 없지 않나. 가영 언니도 “빨리 따라와서 (여자포켓볼계)판세를 뒤엎어”라고 격려해준다. 동시에 세계대회에선 지난해 ‘구리세계포켓볼대회’ 32강을 넘어선 성적도 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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