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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김행직 “기회다 싶었고 우승 자신 있었다”

“‘천재’에서 ‘에이스’로? 난 아직 모자란 선수”
4강서 세넷에 부르사 때 1점차 패 복수, “가장 통쾌”
“팬들 관심 고마워... 계속 김행직을 응원해 달라”

  • 기사입력:2017.07.11 20:27:34
  • 최종수정:2017.07.12 09: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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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우승에 대한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는 김행직.
고 김경률, 최성원, 강동궁, 조재호, 허정한에 이은 한국의 6번째 월드컵 챔피언 김행직(전남연맹). ‘금의환향’한 그를 인천공항에서 MK빌리어드뉴스가 단독으로 만나 우승에 대한 솔직한 감회를 들었다.

지난 10일 새벽 끝난 ‘2017 3쿠션 포르투월드컵’ 정상에 오른 그는 환승지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6시간 대기 후 입국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김행직은 축하 인사를 건넨 기자에게 “고맙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그와 1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인천공항 B게이트 맞은편 카페에서 일문일답을 나눴다.

▲포르투월드컵, 우승을 예상했나.

=결승행이 확정됐을 때 ‘우승할 수 있겠다, 이번엔 무조건 우승을 잡자’고 생각했다. 8강, 4강에 오를 땐 ‘이러다 우승하는거 아냐’라는 짐작만 하다, 한 경기만을 남겨 놓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대신 욕심을 마음에서 지우기로 했다. 우승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내 플레이만 그대로 가져가자고 생각했다. 결승상대인 응우옌은 한국 선수들이 까다로워하는 강한 상대였지만, 이런 마음을 먹었기에 개의치 않고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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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MK빌리어드뉴스와 만난 김행직이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승에 대한 소감을 전하는 중 김행직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월드컵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사실 이번 월드컵도 제겐 승패가 존재하는 수많은 대회들 중 하나입니다. 물론 선수이기 때문에 욕심은 있죠. 우승했을 때 많이 기뻤어요. 많은 분들이 세레모니가 부족하다고 하시는데, 시상대 올라가기 전 짧은 환호도 했죠.(웃음) 하지만 그 기쁨에 취해있지 않으려고요. 앞으로 참가할 대회도 많고 당구인생도 아직 한참 남아있으니까요.”

▲‘천재’를 넘어 ‘에이스’급으로 부상했다는 의견이 많다.

=나는 아직 모자란 선수다. 어린 나이에 당구를 시작하면서 훌륭한 선배들을 많이 봐왔다. 월드컵에서 우승한 다른 형들과 비교하는 글들이 많은데, 그 형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배울게 많은 선수다. 특히 어릴 적부터 인연이 깊었던 경률이형(고 김경률 선수)과의 비교는 정말 이르다고 생각한다. 경률이형은 한참을 달려도 다가갈 수 없는 ‘우상’과 같은 존재다.

▲중계방송 해설하던 오성규 선수가 우승 후 눈물을 보였다.

-6~7년 전부터, 특히 유럽생활 때 많은 도움을 준 분이다. 경제적인 부분과 함께 정신적으로도 많이 의지했다. 그 분 영어이름인 ‘윌리엄’ 형님으로 많이 불렀었는데... 우승 직후 우셨다니 전화해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결승에서 만난 응우옌은 어땠나.

=이번에 처음 붙어본 선수다. 샷도 강하면서 섬세해야 할 땐 또 세기 조절도 잘한다. 강한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점들은 원체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다. 시합에 들어가면 내 경기에만 집중한다. 모든 경기를 그런 자세로 임한다. 항간에는 응우옌의 경기 중 제스처가 크다는 말도 많았는데, 사실 결승전에선 내 경기에 집중하느라 그런 줄도 잘 몰랐다.

▲상대를 개의치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침착하지 않다. 다혈질이다. 대신 내게 화를 낸다. 화나는 이유는 단 하나,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을 때다. 그것 때문에 상대방에 관계없이 혼자 무너진 경우가 좀 있다.

▲12점 앞선 채 경기를 끝냈다. 그때 심정은.

=40:28로 앞선 채 경기를 끝내고 응우옌의 샷을 지켜봤다. 그때 응우옌이 3점, 5점 등 쭉 치고 오더라. 솔직히 말하면, 응우옌의 마지막 샷인 뒤로 돌려치기가 들어갔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배치도 신기하게 잘 돼 진짜 12점이 나올 뻔 했다. 긴장됐다. 갈증이 계속나 물을 끊임없이 마셨다.

▲우승까지의 과정 중 가장 통쾌했던 승리는.

=4강에서 만난 루트피 세넷과의 경기다. 두 번 싸워 승패를 한번씩 주고받았다. 그런데 그 1패가 정말 아쉬운 패배였다. 2월 부르사월드컵 32강전에서 40:39로 졌다. 그것도 럭키샷으로 말이다. 이번에 꼭 이겨 복수하고 싶었는데, 성공했다. 이번엔 나도 럭키샷이 2개나 터졌다.(웃음)

▲4강전에서 묘기에 가까운 `옆으로 밀어치기`까지 보여줬다.

=많은 분들이 자신감이 넘쳤다고 하는데, 사실 그 길밖에 보이지 않았다. 2015년 세계3쿠션선수권 결승에서 브롬달이 동궁이형(강동궁 선수)과의 경기를 그 샷으로 끝냈다. 그것과 유사한 배치였고, 과감하게 구사해 예상대로 성공했다.

▲8강 상대 최완영에 대해 알고 있었나.

=처음 상대해봤다. 야스퍼스, 성원이형(최성원 선수)을 이긴 선수라 긴장했다. 그 경기를 이겼지만 내가 잘 친 게 아니었다. 완영 형님(최완영 선수)의 발동이 조금 늦게 걸렸다. 끝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완영 형님이 “긴장해서 공격 각도가 잘 안보였다”고 하더라.

▲이번 월드컵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본다면.

=운이 좋았다. 이건 겸손이 아니다. 내가 잘했으면 이번에 잘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번엔 아니다. 접전이 많았다. 물론 최선을 다했다. 4대천왕을 피하는 등 대진운도 나쁘지 않았다.

▲비교적 빠른 나이에 월드컵 트로피를 들었다. 앞선 5명의 한국인 월드컵 챔피언은 30대에 이룬 일인데.

=항상 최고를 추구하며 살고 있지만, 생각보다 빨리 월드컵을 우승해 개인적으로도 놀랍다. 한 번 해봤으니 다음에 또 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집안에선 경사가 났겠다.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당구장 관계자분들과 조촐한 파티를 하려고 한다.

▲향후 일정은.

=이번주 수요일 시작하는 ‘정읍시장배 전국당구대회’는 개인 일정상 불참한다. 11월 볼리비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한다.

▲국외대회때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외국에 나갈 땐 경기전날 도착하는 걸 선호한다. 다른 형들은 2~3일 큐를 놓아도 실력발휘가 되는데, 나는 하루라도 큐를 잡지 않으면 실력이 도통 나온지 않는다. 이번 포르투월드컵도 금요일이 첫 시합이라, 목요일 저녁에 도착했다. 11월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볼리비아는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40~50시간이 걸리니 실력발휘가 힘들지 않을까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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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1일 입국 후 인천공항에서 대한당구연맹 박태호 수석부회장(왼쪽 두 번째), 양춘수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 등 당구연맹 관계자들에게 환대를 받고 있는 김행직.
▲우승직후 바로 나간 MK빌리어드뉴스 기사를 봤나.

=호텔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아 확인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같이 대회에 출전한 형들이 말해줘서 알고는 있었다. 페이스북으로 내가 브롬달을 누르고 세계랭킹 5위로 올라간 기사도 봤다. 흥미로웠다. 하지만 평소 랭킹을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우승 기사에 3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놀라며)정말인가. 제 우승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서 그렇게 뜨거운 줄 몰랐다. 포르투갈에선 직접적으로 체험하기 힘들다. 이제 제대로 알 것 같다.

▲선수로서 앞으로의 각오는.

=저라는 선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고맙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선수는 팬들의 관심을 먹고 산다.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고, 계속 당구선수 김행직을 응원해 달라.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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