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F-UMB갈등/‘세계 최고’ 한국3쿠션 시장 놓고 쟁탈
[긴급진단]②쟁점-LGU대회 방송권‧코줌대회 개최권 핵심
UMB-코줌 ‘협공’에 KBF ‘수성’…이사회 안건 여부도 입장 달라
2016년 구리월드컵대회 방송중계권 때부터 촉발된 ‘KBF-UMB 갈등’은 KBF가 UMB의 주관대회(월드컵) 한국내 사업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KBF-UMB 갈등 제2라운드기 시작됐다. 12월 UMB이사회 후 변경된 국제초청대회(LGU대회 등) 방송권 규정, 코줌대회의 한국내 개최 등을 두고 KBF와 UMB는 현재까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한국의 국제초청대회인 ‘LGU대회’(2017년) 폐막식.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 사업권을 두고 갈등 중인 KBF-UMB(코줌). 그 갈등은 언제 촉발했을까. 또 같은 상황을 두고 두 단체가 갈등하는 이유는 뭘까. MK빌리어드뉴스가 KBF-UMB 갈등 발단부터 쟁점, 그 배경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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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구리월드컵대회 방송중계권 때부터 촉발된 ‘KBF-UMB 갈등’은 KBF가 UMB의 주관대회(월드컵) 한국내 사업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리고 2017년 12월 말, 이집트 후루가다에서 열린 UMB이사회 안건 승인여부를 놓고 ‘KBF와 UMB(코줌)’간 갈등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국제초청대회 방송권/UMB “이사회 통과” KBF “안건에 없었다”
2017년 12월 20일, UMB는 후루가다이사회 회의록을 KBF를 비롯한 회원국 연맹에 보냈다.
이사회에서 논의된 주요안건은 △UMB-코줌간 미디어 및 마케팅 권리 계약 △새로운 대회(컨티넨탈컵 및 마스터즈대회‧이하 코줌대회) 주최권 코줌에 부여 △코줌이 대륙별 국제초청대회 중계권을 1개 방송사에 한해 제공할 권리를 갖는다 등이다.
이 가운데 KBF-UMB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대목은 ‘국제초청대회 중계권’에 관한 부분이다.
UMB는 회의록을 통해 “(이사회에서)국제초청대회 방송권 등 안건에 대해 남삼현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 참가자(6명) 전원이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F입장은 다르다. 회의록 접수 후 9일 뒤인 12월 29일 UMB에 “(이사회에서) 국제초청대회 규정 변경에 대한 안건은 언급 없었다”며 회의록의 ‘국제초청대회 안건 의결’ 부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그러나 UMB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KBF는 왜 ‘국제초청대회 중계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여기서 ‘국제초청대회’란 국가연맹이 자국선수 및 UMB 회원국 일부 선수를 초청해 치르는 이벤트 대회다. UMB 현행규정상 대륙별로 1개 국가연맹이 연간 1회에 한해 UMB승인 아래 개최할 수 있다.
현재 스위스 ‘로잔 마스터즈’(유럽), 미국 ‘버호벤오픈’(북미), 한국 ‘LGU대회’(아시아) 3개 대회가 해당된다. 이 가운데 LGU대회는 지난해 중계된 전세계 3쿠션대회 중 시청률이 제일 높았고, 가장 성공적인 3쿠션 대회로 꼽힌다.
KBF에 따르면 작년 LGU대회의 중계방송은 평균 시청률 0.5%를 기록했고, 순간최고 시청률은 1%에 육박했다. 이는 프로야구(0.9~1.2%), 프로배구(0.6~0.7%)에 이어 국내에서 중계방송되는 스포츠종목 중 3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다.
KBF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LGU대회에 대한 방송중계권을 행사해왔다. 그때만 해도 UMB에 ‘국제초청대회의 개최국연맹 방송중계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다.
그런데 후루가다이사회에서 ‘코줌이 국제초청대회 방송권을 갖는다’는 쪽으로 규정이 변경됐으니, KBF가 펄쩍 뛴 것이다. KBF는 코줌이 이 권리를 LGU대회에서 행사하면, 그 동안 독점적으로 행사해온 방송권이 KBF-코줌으로 나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오성규 코줌대표는 지난 11일 대한당구연맹 대의원총회에서 “(코줌이)UMB에 이사회에서 국제초청대회 규정변경 안건 논의를 요청했다”면서 “대기업이 후원하는 국제초청대회(LGU대회) 중계방송사가 늘어나면, 당구 콘텐츠 확대는 물론 또다른 대기업 후원대회 유치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제초청대회 개최국이 지정한 방송사에 코줌과 계약한 다른 방송사가 하나 더해지는 것”이라며 절대 ‘강탈’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하나의 뜨가운 감자 ‘코줌대회 개최권’
‘코줌대회’ 또한 KBF-UMB(코줌)간의 ‘뜨거운 감자’다. 앞서 LGU대회의 잠재적 분쟁요인이 ‘방송중계권’이라면, 코줌대회는 대회 주최권이 분쟁요인이다.
최근 UMB가 공개한 회의록에는 “(남 회장이)UMB의 미디어 권리에 대한 소유권과 코줌과의 협력에 동의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 내용에 대해서도 KBF와 UMB 해석이 다르다.
남삼현 회장은 “(이사회에서)바르키 UMB회장이 코줌대회 한국개최를 제안하면서 ‘(코줌대회)개최여부는 당신의 옵션’이라고 했고, 이후 UMB에 조건검토 후 (코줌대회)개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조건부 승인’ 의사를 전했다”면서 “이사회 후엔 바르키 회장이 직접 KBF-코줌간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바르키 회장이 코줌대회를 언급하면서 국제초청경기(LGU대회) 및 한국월드컵 개최 조건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했다. 그러나 (UMB규정 변경으로)두 대회 방송권이 KBF-코줌으로 나뉘었는데, 이게 어떻게 동일한 조건인가”라고 말했다.
바르키 회장은 `코줌대회`에 관한 내용을 포함, 이사회 결정과 규정을 일부분이 아닌 모두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MK빌리어드뉴스에 "KBF는 UMB와 코줌의 한국에서의 대회 개최를 수락해야만 하며, 컨티넨탈컵, 마스터즈대회처럼 LGU 대회와 한국월드컵도 (그들이 규정을 모두 받아드리던 그렇지 않던) 규정의 일부"라고 전한 바 있다.
KBF와 UMB(코줌)는 이를 두고 지난해 말부터 3개월여 협의했다. 그러나 KBF는 코줌측의 무리한 요구로 코줌대회 한국개최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코줌측의 조건은 KBF가 코줌의 대회 사업권(방송권‧마케팅권 등)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대신, KBF는 대회진행 및 개‧폐회식 등 대회운영만 전담하고, 선수선발권 등 이벤트 대회의 핵심권한은 코줌이 갖는다는 것이었다.
3월 이전까지 ‘코줌대회’ 개최권 분쟁 주체는 KBF-UMB가 아닌 KBF-코줌에 가까웠다. UMB는 코줌대회 한국개최를 위한 중재자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UMB는 2월말~3월초를 기점으로, KBF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UMB는 지난 3월 9일, 홈페이지에서 ‘LGU대회 및 한국월드컵’ 일정을 삭제하는 강수를 두면서 직접적으로 코줌대회 한국개최 문제에 뛰어들었다.
UMB는 KBF에 UMB규정을 들며 ‘코줌대회 한국개최 동의서한’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코줌대회 한국개최를 인정하면, 삭제된 ‘LGU대회 및 한국월드컵대회’ 일정이 복구됨도 알렸다. 그러나 KBF는 동의서한이 아닌 이의제기 서한을 보냈다.
그리고 이 무렵, 남삼현 회장과 바르키 회장이 (작년12월)UMB이사회에서 ‘코줌대회’관련 대화를 나누다 사용한 ‘옵션’이란 단어의 해석이 추가 이슈가 된다.
남 회장은 이 ‘옵션’을 코줌대회 한국내 개최여부는 KBF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반면, UMB는 KBF가 UMB 요구에 불응시 ‘제3자가 코줌대회 개최권을 갖는다’는 의미였음을 밝혔다.
이에 KBF와 UMB는 지난 4월, 한국에서 미팅을 가졌으나 서로 되돌이표 대화만을 반복하면서 합의점 찾기에 실패했다.
이후 KBF와 UMB가 서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두 단체간 갈등이 대외적으로 공표되기 시작했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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