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 큐 가격 기습인상…동호인 등 당구계 `강력반발`
2월에 이어 최대30% “재료비 상승에 불가피”해명
동호인들 “싼맛에 썼는데…차라리 해외 제품 사겠다”
국내 최고 큐 생산업체로 꼽히는 "한밭"이 올 2월에 이어 지난 15일 또 한번 가격인상을 단행, 당구클럽 업주들과 동호인들의 강력반발하고 있다. ("한밭" 홈페이지 캡쳐)◆한밭, 홈페이지 통해 기습인상
한밭은 지난 15일 자사 홈페이지에 ‘최근 상승하고 있는 인건비, 시설투자비, 목재비용 등의 지속적인 원가 상승요인 등으로 부득이하게 일부 모델에 한해 2017년 11월 15일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가격인상 안내문을 올렸다.
이에 따라 당구클럽용 하우스 큐와 개인 큐 모두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인상폭이 가장 큰 제품은 ‘CLUB’ 시리즈들. 일반 당구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한밭의 대표적인 하우스 큐다.
‘CLUB-33’(4만8,000원→6만2,000원) ‘CLUB-44’(5만원→6만5,000원) ‘CLUB-55’(5만3,000원→6만8,000원) 모델들의 가격 인상폭은 30% 안팎에 달했다.
국제식 테이블 전용 당구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3C-66S’ ‘3C-66W’ 모델도 기존 7만 원에서 9만 원으로 2만 원(28.5%) 올렸다.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대 단품 가격도 올랐다. CLUB 시리즈 상대는 5,000원 인상된 2만원, 3C 시리즈 상대는 7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개인 큐에서는 동호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고가 제품들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PLUS5’ ‘PLUS7’ ‘PLUS11’은 각각 23%(65만원→80만원), 12.5%(80만원→90만원), 20%(150만원→180만원) 상승했다. ‘한밭’의 최고가 제품인 ‘마에스트로’도 약 14%(350만원→400만원)가 뛰었다.
지난 15일 "한밭" 홈페이지에 게시된 가격인상 관련 공고문.("한밭" 홈페이지 캡쳐)한밭의 기습적인 가격인상에 당구클럽 업주와 동호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당구클럽 대표는 “연말 당구장 전면금연 대비하느라 시설투자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큐 가격 까지 오르면 경영이 어려운 지경”이라며 “이참에 다른 업체나 중국산 저가 큐로 바꿔야겠다”고 전했다.
당구장 업주들의 온라인 모임인 ‘빌오너’, ‘전당사(전국 당구장 사장님 모임)’에도 한밭의 가격인상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업주들은 “큐가격은 오르는데, 당구비는 10%도 못 올린다”며 하소연하거나 “한밭 큐 불매운동이라도 해야하지 않나”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호인들의 반발도 거세다.
동호인 중에서는 한밭 큐 구매를 보류하거나 해외 큐들로 눈을 돌리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동호인들은 특히 이번 가격인상으로 인해 한밭큐의 가장 큰 장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가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구 커뮤니티에는 지속적으로 한밭의 가격인상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한밭 후원선수)김행직 월드컵 2회 우승에 따른 이벤트는 못할망정 웬 가격 인상이냐”, “이럴거면 보증서라도 주든가” 등의 항의성 댓글을 달리고 있다.
한 동호인은 “(품질보다는)가성비로 승부하던 한밭이 미쳤다. 이럴거면 디자인도 좋고, 가격도 비슷한 해외 제품을 쓰겠다”고 말했다.
권혁준 한밭 팀장은 가격인상 배경을 묻는 질문에 “홈페이지에 공지한 내용 그대로”라며 “인건비와 시설투자비, 목재비용 등 원가 상승, 해외대회 및 선수후원 비용 상승 등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했다.
권 팀장은 당구장과 용품업체, 동호인들의 반발에 대해 “(그런 반응을)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가격인상은 됐지만, 동급 해외 제품에 비해 결코 비싼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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