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高동문회]②국립철도고 “폐교 아쉬움을 당구로…”
모교 33년 전 폐교된 철도고 당구동호회 ‘철당모’
전현직 KTX 기장‧역장 등 회원 150여명…최고수는 32점
매달 마지막 토 정모…우승자는 ‘핸디1점’ 상향
옛 모교있던 서울 용산구에 ‘동호회 전용구장’ 계획도
개교 20년만인 1986년 폐교된 국립철도고등학교. 이 학교 동문들이 폐교 33년이 지난 현재도 총동창회 내 각종 동호회를 조직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철당모(철도고등학교동창회 당구모임)도 이런 취지로 지난 2014년 결성됐다. 철당모 정기모임에 참석한 회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최경수 철도고등학교 동문의 블로그)[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1967년 3월, 철도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국립 철도고등학교(철도고)가 개교했다. 철도교는 전교생이 장학생이며, 1회 졸업생(1970년)부터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 국가공무원으로 발령받았다. 어려웠던 시절, 전국의 인재들이 이 학교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철도고는 철도전문대학 개교(1979년)로 철도전문대학 부속고등학교로 개편된데 이어, 1986년 제17회 졸업생을 끝으로 폐교된다.
철당모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서울 용산구의 한 당구장에 모여 정기모임을 갖는다. 이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우승삼금 10만원이 걸린 3쿠션 대회다. (사진=최경수 철도고등학교 동문의 블로그)이런 역사를 지닌 만큼 철도고 동문들은 서로 각별하다. 폐교 33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 6000여 명의 졸업생들이 총동창회 내 각종 동호회를 조직,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당구동호회인 ‘철당모’(철도고동창회 당구 모임)도 이 취지로 지난 2014년 8월, 결성됐다.
철당모(회장 김정욱‧7회)에는 현재 철도고 6~13회(1975~1983년 졸업생)를 주축으로 1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50~60대의 전현직 철도업 종사자(KTX 기장‧역장 등)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정모(정기모임)를 손꼽아 기다린다. 정모의 하이라이트는 ‘우승상금 10만원’이 걸린 3쿠션대회. 매달 토너먼트(16~32강)로 우승자를 가려 상금과 함께 회원들이 후원한 과일‧당구용품(장갑‧초크 등) 등을 시상한다.
회원들의 당구실력은 (3쿠션 점수)10점 중반~20점 중반 수준. 최고수는 최문진(17회‧국제식대대 32점) 동문으로, 지난 2015년 ‘제1회 매경닷컴배 전국 직장대항 당구대회’에 ‘코레일’팀으로 출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철당모 회원들의 당구실력은 (3쿠션 점수)10점 중반~20점 중반 수준. 최고수는 최문진(17회‧국제식대대 32점) 동문으로, 지난 2015년 ‘제1회 매경닷컴배 전국 직장대항 당구대회’에 ‘코레일’팀으로 출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사진은 2015년 `매경배 직장당구대회`에 출전한 최문진씨가 샷을 하는 모습. (사진=MK스포츠)
철당모의 올해 첫 정모는 지난 26일, 서울역 인근 당구장에서 열렸다. 회원 20~30여명이 모여 대결한 끝에, 우승의 영광은 임영식(6회) 동문이 차지했다.
정모 3쿠션대회 우승자에겐 연말마다 열리는 ‘왕중왕전(월별 우승자들이 대결하는 대회)’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이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면, 특별부상인 개인큐(60~70만원 상당)를 받는다.
대신, 정모 3쿠션대회 우승‧준우승자는 다음 대회부터 핸디를 1점 올려야 한다. 특정 회원의 독식을 막기 위한 장치로, 승부보단 모임 그 자체를 즐기자는 취지다.
김정욱 회장은 “우리 정모는 시끄럽다. 한 큐 치고 들어와 수다로 회포를 풀고, 쫑(키스)과 플루크(예상못한 행운의 샷)로 득점해도 껄껄 웃는다”면서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정모는 대개 밤 10시에 끝나는데, 새벽까지 치는 회원들도 꽤 된다. 정모로도 성에차지 않는 회원들은 지역별로 그들만의 ‘번개모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욱(7회 졸업) 철당모 회장이 샷을 하고 있다. (사진=최경수 철도고등학교 동문의 블로그)이처럼 즐거운 분위기의 정모에도, 금기사항이 있다. 바로 ‘음주 게임’이다. 건전한 동호회 문화 조성 차원에서다. 대신 대회가 끝난 후엔 회식겸 술자리를 갖는데, 월별 우승자들이 상금으로 한 턱 쏜다. 이를 ‘챔프주’라고 한다.
챔피언의 우승상금에 회원들이 내는 회비(연회비 5만원), 정모 참가비(모임마다 2만원)로 회식자리는 풍요로워 진다. 남는 돈은 당구장 대관비 등으로 쓰인다. 작년엔 이런 비용으로 두 번이나 여자3쿠션 선수 이신영을 초청한 바 있다.
올해 결성 6년차인 ‘철당모’는 회원이 더 늘어나면, 아예 그들만의 전용구장(당구장)을 차릴 계획이다. 구장 예정지는 모교(철도고)가 있던 서울 용산구를 영순위로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철도고 동문들)에겐 용산구가 ‘마음의 고향’이란다.
김 회장은 “우리 동문들은 수십년 전에 모교가 사라져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 없다”며 “그나마 뜻맞는 동문끼리 당구로 한데 뭉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비가 오나 눈이오나, 큐를 들고 회포를 풀 생각”이라고 말했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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