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운 “‘당구배울 생각없나?’ 한마디에 서울왔죠”
[당구在野고수]⑤수지 35점…전국대회 입상만 70여회
20대 초반때 ‘조재호 발굴한’ 김종곤 원로에게서 당구 배워
올해만 동호인대회 세 번 우승…‘백발백중‘ 옆돌려치기 장점
비공식 하이런 21점에 6이닝 35점(애버리지5.8)기록도
“스무살 무렵 ‘당구 배워볼 생각없냐’`는 한 마디에 고민 없이 서울을 오가면서 당구를 배웠죠.” 충북 제천에 거주하는 재야고수 김재운 동호인의 수지는 35점. 크고작은 대회에서 우승을 포함한 입상경력은 무려 70여 회에 이른다.[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스무살 무렵 조재호 선수를 발굴했던 김종곤 원로께서 ‘당구 배워볼 생각없냐’고 하시더군요. 고민 없이 서울을 오가면서 당구를 배웠죠.”
스무 살, 당구에 빠져살던 김재운(프롬‧43) 동호인은 우연히 만난 김종곤, 조재형 선수에게 제안받았다. 그 길로 ‘재경회’에 가입, 경북 안동과 서울을 오가며 실력을 쌓았다. 그를 지켜보는 당구인들은 작은 체구에도 주눅들지 않고 공을 때려내는 그를 보며 ‘안동꼬마’라 불렀다.
현재는 거주지 충북 제천을 중심으로 동호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재운(43‧프롬) 동호인. 구력은 대대 입문 15년 차로 수지는 35점, 전국규모 동호인대회 우승만 20여회에 달할 정도의 실력자다.
크고작은 대회에서 우승을 포함한 입상경력은 무려 70여 회에 이른다. 워낙 많은 입상을 하다 보니 트로피가 너무많아 ‘예쁜’ 트로피만 따로 모으고 있단다. 그중 일부는 자주 다니는 당구장 몇 군데에 나누어 전시해놓았다고.
올해에만 대구올스타클럽배, 충북 청풍호배 등 256강 이상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매 경기 즐기고싶다는 김재운 동호인과 얘기를 나눴다.
▲언제부터 당구를 치기 시작했나.
=큐를 잡은 지는 약 30년 가까이 됐고, 국제식 대대에 입문한지는 15년 정도 됐다. 수지는 대대기준 35점이다. 현재 컨베이어 접착관련 업종 회사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입상했나?
=글쎄(웃음). 크고작은 대회를 모두 합치면 입상만 70회 정도 되는 거 같다. 그 중 우승은 약 20회 정도 된다.
▲수 많은 입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중대테이블에서 대대테이블이 보편화 되는 시기였다. 생활체육연합회에서 처음 대대 테이블로 개최했던 대회가 기억에 남는다. 약 10년여 전, 지금의 김치빌리어드클럽(서울 서초구)에서다. 128강부터 모든 동호인들이 20점으로 동일하게 놓고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다. 단, 우승자에게는 다음대회부터 핸디가 주어졌다. 내가 우승하면서 다음 대회부터 22점으로 참가해야 했다. 아마추어 최초로 핸디가 부여된 우승자다. 하하.
또 최근에는 얼마전 ‘인제오미자배’ 단체전 우승이다. 새로운 동호회에 들어가면서 단체전에 참가했는데,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었던 우승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최근 ‘인제오미자배’ 동호인부 단체전 우승 후 함께 대회에 참가한 프롬동호회 회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는 김재운 동호인(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행정총괄국장)▲ 조재호 선수를 발굴한 김종곤 선수와 인연이 남다르다던데.
=막 스무살 됐을 무렵이다.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당구를 열심히 쳤다. 그래서 ‘안동꼬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연습하던 구장에 김종곤 선수와 조재형 선수가 지인을 만나러 몇 번 오셨다. 그때 저를 유심히 보셨다. 어린 친구가 눈에 독기를 품고 당구를 치고 있으니 기특하게 보였나보다. “너 서울로 공배우러 와라”라고 하셨다. 당시 당구에 대한 열정이 너무 컸기 때문에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당시에는 현재 충북연맹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강인원 선수가 최고 유망주였다. 스승님들이 “(강)인원이를 목표로 삼고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혹은 부족한 점은?
=자신있는 기술은 몇 개 안되지만 부족한 점은 너무 많다. 하하. 먼저 가장 자신있는 기술은 옆돌려치기다. 거의 놓치지 않을 정도다. 가장 큰 단점은 집중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먼저 ‘재야고수’로 소개됐던 (김)제신이랑도 공을 많이 치는데, 그 친구는 집중력이 정말 뛰어나다. 그친구만큼 집중력을 가졌으면 난 더 잘쳤을거다. 하하. 결국 집중력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항상 노력하고 있다.
▲기억하는 최고 하이런과 애버리지는.
=공식 시합에서는 2010년 생활체육연합회 주관 대회예선에서다. 핸디 22점 경기였는데 초구에 17점을 냈고, 4이닝만에 경기를 끝냈다. 비공식 기록은 하이런 21점, 6이닝 35점(애버리지 5.8)이다.
▲특별한 인연의 ‘제자’도 있다고 하던데.
=4~5개월 전, 지역 동호회를 운영하던 지인이 자신의 동호회에 어린 친구가 한 명 들어왔다고 하더라.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실력이 더 좋았다. 보자마자 당구를 제대로 배워보라고 설득했고, 시간 날 때마다 가르치고 있다. 올해 19살의 여학생이다. 수지 16점인데, 최근 충주시에서 열린 오픈대회에서 덜컥 우승했다. 개인적인 우승보다 더 감격스럽더라. 제자는 아직 선수가 될 생각은 없다고 하지만, 자신이 결정만 한다면 서울로 보내서라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싶다. 그만큼 ‘제 2의 이미래, 김보미’로 키우고 싶은 친구다.
최근 충주에서 열린 오픈대회에서 우승한 제자 김한길(19)양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김재운 동호인.▲좋아하는 선수와 이유는?
=고향(경북 안동) 후배인 차명종 선수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 내가 당구치고 있으면 뒤에서 구경하던 친구다. 굉장히 사람좋고 재미있는 친구다. 선수로서 집중력도 굉장히 뛰어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웃으면서 “인상을 쓰면 된다”고 하더라. 그 친구는 그걸 또 강동궁 선수한테 배웠다고 하더라. 하하. 또 조재호 선수의 공격적인 스타일도 좋아한다. 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당구다.
▲큐는 어떤 제품을 사용하나.
=아담 무사시 NDS-6 큐를 사용 중이다.
▲동호인이지만 제천연맹 경기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작년 말에 선출된 제천연맹 이동규 회장님의 제안이 배경이 됐다. 사실 나는 운영진보다 동호인으로만 활동하고 싶었다. 그런데 제천연맹이 큰 단체가 아니어서 인력이 필요했고, 전 대구캐롬연합회 배봉규 회장님이 좋은 조언을 해주셔서 결심하게 됐다. 이제 직장생활에도 조금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올해부터 경기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등록은 생각하지 않았나.
=핸디가 높은 동호인들은 늘 선수의 꿈을 갖고 있을 거다. 자신의 한계가 얼마나 되는지, 또 큰 물에서 놀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또 충북지역은 선수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선수제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선수로 대회에 참가할 만큼 여유가 없다. 동호인대회는 주말에 시간이 나기 때문에 참가한다. 만약 당구장을 운영했다면 고민 없이 선수등록을 했을거다.
▲앞으로 목표는.
=커다란 목표는 없다. 매 경기 즐길 수 있는 당구를 치고 싶고. ‘예쁜 트로피’를 더 많이 모으고 싶기도 하다. 하하.[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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