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아픈일로 우울증 겪다 당구로 회복”
‘통영시장배 3쿠션’ 우승 박원길 동호인
최근 경남도 통영시에서 열린 "제1회 통영시장배 3쿠션 당구대회" 우승자 박원길씨(사진)는 "아내와의 사별 등 마음아픈일로 겪던 우울증이 당구를 통해 치유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원길씨가 그의 주 연습장인 경남도 사천시 MVP당구클럽에서 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5일, 경남 통영시에서 열린 ‘제1회 통영시장배 3쿠션 당구대회’(통영시장배 동호인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원길 씨(53‧사천 MVP)의 소감이다.
핸디 19점인 그는 결승에서 핸디 26점(국제식 테이블 수지 29점 이상)의 박성진(김해다이아) 동호인을 꺾고 우승했다. 국제식 테이블 경험 1년도 안된 박 씨의 활약이 대회장에선 ‘큰 이변’으로 불렸다는 후문이다. 그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우승 축하한다. 소감은.
=5개월 전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동호인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이런 영광을 안게 돼 기쁘다. 특히 3년 전 사별한 아내와 현재 중학생인 딸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
▲이번 대회는 256강부터 시작됐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물론 결승전도 힘들었지만, 16강전이 최대 고비였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다름아닌 제가 다니는 사천시 MVP당구클럽 윤홍식 사장님이셨다. 지난해 7월부터 그 클럽에서 윤 사장님께 공을 배웠다. 16강전 25이닝째에 저는 10점, 윤 사장님은 5점 남은 상황에서 제가 하이런 7점을 치자 긴장하셨는지 실수하셨고, 다음 이닝에 3점을 치며 승리했다.
▲19점 동호인이 대회에서 하이런 7점을 쳤다. 컨디션이 좋았나.
=그렇다. 신기하게도 128강 상대가 기권하는 등 대회 일정도 잘 풀려 게임 중간중간 쉴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큐 감각이 좋았다. 사실 대회 출전하기 전, 구장에서 연습게임을 많이 했는데 13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대회에 나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신기할 따름이다.
▲국제식 테이블 경험이 1년이 안된다고.
=정확하게 9개월째다. 당구는 30년 넘게 쳐왔지만, 친구들과 중대에서 가끔씩 즐기는 수준이었다. 3쿠션 점수는 중대기준 20점. 본래 취미는 낚시였다. 주로 아내, 딸과 함께 여행삼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아내가 3년 전, 하늘로 떠나면서 낚시를 접었다. 그 후 우울증이 심하게 찾아와 사람들과 어울려야겠다고 생각하다 당구장에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당구를 계속 즐길 생각인지.
=물론이다. 그만큼 당구가 즐겁다. ‘길’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당구 덕분에 지금 정신적으로 많이 회복했다. 클럽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난 덕분이다. 현재 격일제로 택시운전을 하는데, 쉬는 날엔 거의 하루종일 당구장에서 산다. 당분간 그 일정은 변함없을 것 같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