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포켓기대주’ 고태영 “올핸 죽기살기로 당구치겠다”
[한국당구 차세대기수]⑥실력쌓으려 ‘포켓강국’ 대만유학중
“세계적인 선수와 가끔 대결하기도…대만유학 장점”
작년 국내랭킹3위 “2위했으면 세계대회 직행티켓 따는데…”
“당구로 꼭 성공, 부모님 기대에 보답하고 싶어”
"올해(2019년)엔 죽기살기로 당구 쳐야죠" 25살 남자 포켓볼 선수 고태영(경북연맹)의 올해 각오다. 그는 30~40대 선수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남자포켓볼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20대 기대주`중 한명이다. 현재 선수로서의 또다른 도약을 위해 `포켓 강국` 대만유학중인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고태영이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연습장(클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태영 선수 제공)[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최근 한국남자 포켓볼계는 ‘20대 기대주’ 품귀현상이다. 국내랭킹 톱10만 보더라도, 8명이 30~40대다. 이 가운데 ‘25살 동갑내기’ 고태영(25‧경북연맹)이 3위, 권호준(25‧인천시체육회)이 6위로 20대 기수의 명맥을 잇고 있다.
특히 고태영은 작년 3개의 풀투어대회(전국 포켓볼대회)에서 우승 2회(풀투어 1‧3차) 준우승 1회(풀투어 2차) 등으로 2018년을 랭킹3위로 마쳤다. 현재 ‘포켓볼 강국’ 대만에 유학중인 그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대만에서 유학중인데, 대만행을 결심한 이유는.
=포켓볼 강국 대만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었다. 작년 3개월(8~10월)동안 대만에서 생활했는데, 이 경험이 이번 유학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국서 3쿠션대회가 많은 것처럼, 대만에는 크고작은 포켓볼대회가 자주 열린다. 선수가 아닌 동호인들 실력도 굉장하다. 그래서 단기가 아닌 장기간 유학을 결정, 작년 말(12월 31일) 대만에 오게 됐다.
▲타국생활이 쉽진 않을텐데.
=작년 유학경험 때문에 큰 무리없이 적응 중이다. 대신 우리나라와 다른 화폐단위에 적응이 덜된 상태다. 대만 들어온지 보름 안됐는데, 70만원 넘게 썼다. 하하. 생활비는 그간 벌어놓은 돈으로 해결하고 있다.
"타이베이의 형(이대린 전 포켓볼선수) 집에서 남자 셋이 함께 살아요" 고태영은 대만에서 직장생활 중인 지인의 집에서 클럽을 오간다고 했다. 또한 이 집에서 함께 대만유학길에 오른 이종민(오른쪽) 선수도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고태영 선수 제공)=타이베이 숙소에서 근처 클럽을 오간다. 아침 8시쯤 나와 클럽서 연습하고 저녁에 숙소에 들어오는 생활의 반복이다. 클럽 및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대회에도 출전하는데, 대회장에서 나보다 먼저 대만유학길에 오른 우진이(이우진 여자포켓볼선수)와 마주치곤 한다. 그럴 때면, 서로 식사하며 안부를 묻는다. 또한 저와 우진이 모두 이곳(대만) 사람들에게 ‘한국 선수는 쉽다’(약하다)는 인상을 안주려고 엄청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숙소는 대만에서 직장생활 중인 형님(이대린 전 포켓볼 선수)의 집이다. 대만유학을 결심하고 형님에게 숙소문제를 상의하니 흔쾌히 동거를 허락해줬다. 나와 함께 대만에 들어온 이종민 선수(경남연맹)까지 남자 3명이 한 집에서 산다.
▲대만에선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할 기회가 많다고 들었다.
=상금규모가 작은 대회에도 가끔 대만의 세계 톱랭커들이 참가하다. 특히 현 세계남자포켓 5위 장정린도 나온다. 한국에선 이런 선수들과 대결하려면 100만원 넘는 비용을 들여 해외대회에 나가야만 했다. 그래도 대결기회가 한번 올까말까 하다. 하지만 여기선 이런 기회가 자주 생긴다. 그 점이 대만유학의 가장 좋은 점 같다.
▲유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그렇다. 우선 공을 보는 수가 늘었다. 같은 포지션이라도 예전보다 다양한 수의 공략법이 떠오른다. 멘탈도 강해지고 있다. 이 부분이 특히 놀랍다. 예전엔 박빙의 상황 등 심적인 압박감이 느껴지면 떨려서 경기를 그르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점이 많이 개선됐다고 생각한다.
▲고태영 선수의 지난해를 되돌아보겠다. 전국대회 우승 2번(풀투어 1‧3차), 랭킹은 3위로 마감하는 등 꽤 좋은 성적을 냈는데.
=랭킹 3위는 선수된 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2019 세계포켓9볼선수권 스테이지2 ‘직행자격’이 걸린 (국내)랭킹2위에 못 올라 아쉬움이 크다(작년 남자포켓볼 랭킹 2위는 포인트 667점 유승우, 고태영은 587점으로 3위). 이럴 줄 알았으면, 풀투어 1~3차 다 우승했어야 하는데. 하하.
고태영은 지난해 풀투어 1차 및 3차대회에서 우승, 2차 대회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포켓볼 전국대회 2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를 랭킹 3위로 마감했다. 그가 선수등록 후 기록한 가장높은 순위다. 하지만 고태영은 "세계포켓9볼선수권 스테이지2 직행할 수 있는 2위에 오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사진=김일권 포켓볼 선수)=그렇다. ‘(작년 대한체육회장배서)준우승 이상 성적을 냈다면’이란 생각을 지금도 가끔 한다. 하지만 아쉬워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올해엔 이런 아픔이 없도록 대만서 열심히 연습해 꼭 2위 안에 들고 싶다.
▲새해 각오를 부탁한다.
=대만유학 기간을 1년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말 죽기살기로 공을 칠거다. 물론 국내대회는 모두 참가할거다. 나아가 세계정상도 밟아보고 싶다. 쉽진 않겠지만. 하하. 사실 부모님이 당구선수인 (3형제 중)막내아들 많이 걱정 하신다. 아무래도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으니. 하지만 최근엔 저에 대한 믿음이 조금 생기신 것 같다.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당구로 성공해야 한다. 그러고 싶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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