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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귀화해 ‘한국 스누커판’ 뒤집어놓은 선수

‘스누커 신흥강호’ 허군 두번째 출전만에 전국대회 우승
7월 춘천대회 정상 이어 10월 전국체전 우승 목표
중국 스누커 인구만 2000만명…상금도 갈수록 커져
“춘천서 졌던 이대규 인상적…체전서 좋은 경기할 것”
“한국 선수생활 큰 도움 준 박승칠 원장님

  • 기사입력:2018.09.12 08:01:01
  • 최종수정:2018.09.12 09: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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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허군(34‧울산연맹)은 중국 출신 귀화선수로 두 번째 전국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스누커의 신흥강호로 부상했다. 사진은 중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허군(가운데). (사진제공=허군)


[MK빌리어드뉴스 최대환 기자]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2018년도 스누커&잉글리시빌리어드 그랑프리 3차대회에서 낯선 이름의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경기에서 단 한 프레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정상에 오른 그 선수의 이름은 허군(34‧울산연맹)이다. 허군은 중국 출신 귀화선수라는 독특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귀화 후 두번째로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화제를 모은 허군은 내달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에 출전, 또 한번 정상을 노크한다. 혜성처럼 나타나 한국 스누커의 새 강자로 부상한 허군의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6월에 한국으로 귀화했다. 귀화를 결심한 이유는.

=내가 조선족이다보니 한국에 친척들이 많이 살았다. 어머니도 2003년에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하셨다. 자연스레 어렸을 때부터 한국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나도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생활에는 많이 적응했나.

=이미 1년 반 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미 적응은 다 끝났다.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의사소통이 불편한 것을 빼면 문제는 없다.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데 박승칠 원장(박승칠당구학교아카데미 원장)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들었다.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됐나.

=한국에 와서도 스누커 선수생활을 이어가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를 통해 (박승칠) 원장님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스누커테이블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아카데미를 찾아갔고 원장님을 처음 만나게 됐다. 이후 정식선수로 등록하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 헤매고 있었다. 그때 박승칠 원장님이 나를 울산연맹에 추천해주셔서 선수등록을 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참 고마운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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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허군은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2018년도 스누커&잉글리시빌리어드 그랑프리 3차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이대규(인천시체육회), 최경림(광주연맹), 김봉수 대한당구연맹 대회위원장, 허군(울산연맹), 장호순(대구연맹). (사진제공=대한당구연맹)


▲한국 정착 후 두 번째 전국대회(지난 7월 그랑프리 3차대회) 만에 우승했다.

=처음에는 그랑프리대회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박승칠 원장님이 나가보라고 추천해주셨다. 오랫동안 쉬다가 한달 정도 연습하고 출전했는데 덜컥 우승해서 얼떨떨했다. 옛날보다 실력이 떨어진 것 같아 부담감을 갖고 출전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었다.

▲중국에서는 선수생활을 얼마나 했나.

=13년 정도 선수로 활동했다. 그러나 1년 반 전에 한국으로 온 뒤 한국말을 공부하고 생활에 적응하느라 잠시 쉬었다.

▲중국의 스누커 환경이 궁금하다. 스누커를 치는 사람들도 많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있다고 알고 있는데.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스누커 선수와 동호인 수가 2000만명 정도 된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중국 내 대회는 예선전부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하다. 또한 중국 스누커 리그는 상금 규모가 날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영국선수 등 외국인 선수들도 많이 활약하고 있다.

▲중국 스누커는 최근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딩준후이(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현 세계랭킹 6위)의 등장 이후 중국에서 스누커 저변이 넓어졌다. 그렇다보니 스누커를 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때문에 중국 선수들은 언제 어디서나 연습을 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습을 하다보니 기량이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스누커테이블조차 많이 없어서 연습조차 힘든 환경이다.

=한국 선수들이 마음놓고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지금보다 실력이 더 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건이 안돼 연습을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다른 당구도 마찬가지겠지만 스누커는 연습시간과 실력이 비례한다. 여건이 갖춰져 연습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면 한국 선수들도 발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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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그랑프리 3차대회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허군. (사진제공=대한당구연맹)


▲한국 선수 중에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이대규가 가장 인상적이다. 기술적인 부분이 잘 갖춰진 선수다. 춘천에서 내가 져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허군은 지난 7월 춘천에서 열린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 8강전에서 이대규에 프레임스코어 0:2로 패배했다).

▲다음달에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한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부분 7전4선승제 경기를 치렀는데 이번 전국체전은 3전2선승제로 진행된다. 경기가 짧아져 변수가 많겠지만 그래도 우승할 자신은 있다.

▲전국체전에서 이대규를 또 만날지도 모르는데.

=춘천대회에서는 선수생활을 재개한지 얼마 되지않은 상태였다. 당연히 연습시간이 짧아서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그 사이에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또 만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cdh10837@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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