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B, LGU컵 볼모 무리하게 코줌대회 韓개최 강요”
[인터뷰]남삼현 당구연맹 회장 “이사회땐 조건부 승인”
이사회에 없던 ‘국제초청대회방송권’도 2주후 회의록에
“韓, 캐롬콘텐츠 사는 유일한 나라…UMB수입 80% 한국서”
UMB, ‘韓프로당구 출범’ 견제 위해 ‘코줌대회’ 개최 종용
MK빌리어드뉴스는 최근 ‘KBF-UMB간 분쟁’과 관련, 지난 26일 파룩 엘 바르키 UMB 회장인터뷰에 이어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과의 인터뷰를 마련했다. 남 회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UMB가 LGU대회를 볼모삼아 특정대회 개최를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MK빌리어드뉴스는 최근 ‘KBF-UMB간 분쟁’과 관련, 지난 26일 파룩 엘 바르키 UMB 회장인터뷰에 이어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과의 인터뷰를 마련했다.
남 회장은 우선 “작년 12월 후루가다 UMB이사회에서 ‘UMB-코줌인터내셔널간 미디어‧마케팅권’ ‘뉴 이벤트(컨티넨탈컵 및 마스터즈) 주최권 코줌에 부여’(코줌대회건) 등의 안건이 통과된건 맞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그러나 “코줌대회 한국내 개최건은 KBF의 검토가 필요한 ‘조건부 승인’이었다”면서 특히 “국제초청대회 방송권은 안건에도 없었고 언급조차 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 안건에도 없던)국제초청대회 방송권이 2주 후 회의록에 갑자기 등장했다”며 “이 결과, KBF 소유 LGU대회 방송권이 ‘KBF 및 UMB 소유’로 찢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UMB는 LGU대회 방송권을 기존(KBF 단독권한)처럼 해준다는 조건으로 대한당구연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의 코줌대회 한국개최를 강요했다”며 “(KBF가 거부하면)코줌대회 한국개최권을 제3자에게 넘기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특히 “한국은 전세계에서 캐롬 방송콘텐츠를 구입하는 유일한 나라이며, UMB 전체 수입의 8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UMB는 KMF를 하청업체처럼 다루려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UMB가 코줌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은 한국내 프로당구 출범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UMB는 2017년 12월 후루가다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안건이 승인됐다고 한다.
=‘UMB-코줌인터내셔널간 미디어‧마케팅 권리’ ‘이와 관련한 대회 룰’ ‘뉴 이벤트(컨티넨탈컵 및 마스터즈) 주최권 코줌에 부여’ 등 안건이 통과된 건 맞다.
▲대한당구연맹은 어떤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인가.
=이사회 2주 뒤인 2017년 12월 20일, ‘국제초청대회’ 관련 UMB규정이 변경됐다. UMB가 ‘국제초청대회’ 사업권(방송권 포함)을 행사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국제초청대회에 대회 개최국 연맹이 지정한 방송사와 UMB가 지정한 방송사가 동시에 들어가게 됐다. 이는 이사회서 전혀 논의된 바 없는 내용이다. 이사회에서 통과된 ‘UMB-코줌인터내셔널간 미디어‧마케팅 권리’는 ‘컨티넨탈컵’ ‘3쿠션마스터즈’ 등 UMB가 올해부터 신설 및 개최한다고 밝힌 새로운 대회들에서 행사하는 권리를 말한다.
▲그게 왜 문제가 되나.
=원래 대륙별로 연간 1회에 한해 국제초청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방송권을 포함한 사업권은 개최국 연맹이 알아서 했다. 그러다 이사회 열리고 2주 후, 기존 개최국 지정 방송사 1곳 외에 UMB 지정 방송사 1곳도 국제초청대회 방송권을 갖도록 규정이 변경된 것이다. 이는 한국의 국제초청대회인 ‘LGU대회’를 노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규정 변경으로)KBF는 주관 방송사와 어떤 문제가 생기나.
=대한당구연맹 주관 방송사인 빌리어즈TV는 그간 KBF 주관 모든 대회 중계권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KBF-빌리어즈TV간 계약 핵심사항은 ‘LGU대회’ 독점중계권이었다. 하지만 UMB 규정 변경으로, KBF 의도와 관계없이 이 신뢰가 깨져버렸다. UMB는 2016년에도 방송권 규정을 신설 및 변경, 한국내 월드컵대회 중계권을 대한당구연맹에서 빼앗아갔다.
▲바르키 회장은 (후르가다 이사회에서) “남삼현 회장이 안건에 대한 아무 발언없이 찬성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바르키 회장이 (후루가다 이사회를 통해)코줌이 방송권‧마케팅권을 따낸 ‘컨티넨탈컵’ ‘3쿠션마스터즈’의 한국개최 동의 의사를 묻길래 “조건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바르키 회장은 “기존대회(LGU대회 및 한국월드컵) 조건은 같으며, (코줌대회)관련 사업 협상은 사업주체인 코줌과 해결하면 된다. 할지 안할지는 당신의 ‘옵션’이다”고 해 찬성했다. 일종의 ‘조건부 승인’이다. 이 안건 승인과정은 찬반투표 없이 모두 구두로 이루어졌다.
▲그럼 UMB가 어떤 근거로 “모든 보드진이 동의했다”고 주장한다고 생각하나.
=‘후루가다 이사회’ 후인 12월 21일, UMB가 KBF에 보낸 회의록에 ‘UMB 보드진 전원이 이견없이 해당 내용에 동의했다’고 적혀있었다. 곧바로 UMB에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KBF는 조건부 승인’ 등으로 내용을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랬더니 UMB가 “(UMB보드진)1명이 반대해도 통과된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대한당구연맹 회장 입장에서 보면, 애초부터 UMB보드진 이사회에서 국제초청대회 방송권 관련 안건 승인여부를 투표로 결정한다는 건 부당하다. UMB의 모든 연맹국가를 통틀어 국제초청대회는 물론 국가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의 방송권을 판매하는 나라가 있는가. 국제초청대회로만 제한해도 KBF의 LGU대회가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초청대회 방송권과 관련된 규정을 UMB보드진이 투표로 결정한다? 이것이 과연 정당한 절차인지 UMB에 묻고싶다.
▲당시 회의 안건 및 회의록을 공개할 수 있나?
=규정 및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공개할 의사 있다.
▲후루가다 이사회 안건은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미리 고지됐나?
=사전 고지받지 않았다. UMB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안건 서류는 회의 후 받았다. 그 서류에도 방송권, 마케팅 등에 관한 내용이 간략히 적혀 있었지만, 앞서 설명한대로 국제초청대회 규정변경 내용은 없었다.
▲바르키 회장은 남 회장이 ‘3쿠션마스터즈대회’ ‘컨티넨탈컵대회’의 한국 개최를 막았다고 했다. 아울러 남 회장이 보낸 이메일 중 하나에 ‘KBF가 한국 선수들의 UMB대회 참가를 막을 수 있다’고 위협한 내용이 있다고 했다.
=그런 적 없다. UMB와 분쟁의 골이 깊어질 때쯤 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에 “UMB 탈퇴도 물론 고려했지만, 선수들에게 피해가게 할 수 없다. 그건 정말 마지막 방안”이라고 말한 적 있다. 또한 UMB와 분쟁 초반엔 나와 바르키 회장이 개인 이메일로 주고받았고, 이후엔 KBF-UMB 간 이메일 서한이 오갔다. 이 역시 법적으로 문제없을 시 공개할 의사 있다.
▲바르키 회장은 ‘KBF가 성명에서 사실을 왜곡했다’고 했다. 양측 문제를 국제초청대회 방송권에 국한하려 하고 있고, KBF에 방송권에 관한 서한을 보냈으며,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없다고 했는데.
=UMB 규정상으론 대한당구연맹에게도 방송사 지정권한이 있지만, 독점중계가 아니라면 방송사는 사실상 중계권을 빼앗긴거나 마찬가지다. 이걸 어떻게 기존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나.
지난해 충북 청주에서 열린 "2017 청주월드컵" 시상식에서 우승 김행직(맨 왼쪽), 공동3위 루트피 세넷(맨 오른쪽)과 함께 기념촬영 하고 있는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파룩 엘 바르키 세계캐롬연맹 회장. =추측하건대 대한당구연맹이 코줌대회(컨티넨탈컵, 3쿠션마스터즈)의 한국개최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사실 KBF도 코줌대회의 한국 개최에 긍정적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물론 당구인들 전체에 큰 즐거움 아닌가. 때문에 그간 분쟁 중에도 UMB가 협상하자고 해 만난 적 있다.
▲1월에 자비에르 코줌인터내셔널 공동대표와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
=후루가다 이사회 후 바르키 회장이 내게 “코줌과 협상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자비에르 대표를 먼저 만났다. 그는 코줌대회(콘티넨탈컵, 3쿠션마스터즈)의 한국개최를 제안하며 조건을 제시했다.
▲조건이 어땠나?
=첫째, KBF가 해당대회 방송권‧마케팅 권리를 2억5000만원에 사고, (상금 포함한) 대회를 책임지라고 했다. 그러나 대회상금 약 2억원, 대회 진행비(심판 및 대관비 등) 약 4억 등 6억원이 든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거절했다.
둘째, 서울당구연맹 예산(남 회장이 “컨티넨탈컵대회 개최 예산같다”고 설명) 2억5000만원 중 5000만원을 줄테니 손떼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선발 등을 자신들이 할테니 KBF는 심판제공, 대회운영, 개‧폐회식만 책임지라고 하더라. 이는 한국당구 최상위 단체로서 용납할 수 없는 조건 아닌가. 그래서 역시 거절했다.
▲4월 방한한 바르키 회장과는 무슨 얘기를 했나.
=바르키 회장이 “코줌대회의 한국개최 관련해 코줌과 협상해라. 그럼 UMB 대회일정표에 삭제돼 있는 ‘LGU대회 및 한국월드컵’ 일정을 복구시켜 주겠다. 그러나 일정이 복구된다고 하더라도 만약 코줌과 협상이 안되면 5분안에 (일정을)다시 내리겠다”고 했다. 거부했다.
아울러 저는 바르키 회장에게 “‘후루가다 이사회’서 당신이 “코줌대회들은 ‘옵션’이라고 했고, 사업권은 코줌과 협상하면 된다고 해 나는 이에 찬성했잖냐”고 되물었다. 바르키 회장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화 내용은 녹음됐다. 역시 문제없다면 공개의사 있다.
▲이번 갈등이 한국 캐롬시장 주도권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의하나?
=사실상 그런 셈이다. 추정컨대, UMB 2018~2019년 예상수익은 40억원이 채 안된다. 그 가운데 80% 이상이 한국에서 나가는 돈이다. 방송마케팅 수익과 스폰서 비용인데, 세계에서 캐롬대회 방송콘텐츠를 사가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4월 미팅때 바르키 회장이 “만약 KBF가 코줌의 대회들 개최를 거부하면 이 권한을 KBF가 아닌 제3자에게 줄 수 있다. 그게 ‘후루가다 이사회’서 말했던 ‘옵션’의 뜻”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열리는 모든 당구대회는 KBF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걸 제3자에게 넘기겠다니, 말이 되나. KBF가 UMB의 하청업체인가?
또한 UMB는 올해 2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 기간중 특정 파트너에게 (독일)현지에서 진행된 ‘한국 프로당구 설명회’에 대한 보고서를 받아 UMB 보드진 등에게 뿌렸다. 보고서를 요약하면 ‘(프로당구 설명회가)별볼일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UMB는 그간 대한당구연맹에 “한국에서 새로운 대회를 열지 않으면, 한국에서 프로당구가 출범해 KBF가 위협받을 수 있다. 코줌대회(의 한국개최)가 그걸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몇 번씩 강조했다. 이에 대한당구연맹은 “한국의 프로당구 출범 여부는 KBF 권한 밖 일이므로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UMB 성명서가 정작 UMB 사이트에는 없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 UMB 공식성명이라면 홈페이지에 올려 다른 국가연맹이나 UMB 보드진이 알게 하는게 마땅하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다.
▲분쟁 당사자는 UMB인데, 왜 코줌과 대화하려 하나.
=대한당구연맹 집행부는 (지난 24일)이사회 및 간담회를 통해 극단적인 방법까진 아니라도 강경한 입장을 전하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했다. 그러나 코줌측 의견을 들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간담회 후 열린 이사회에서 KBF-코줌 간 대화로 최종 결정됐다.
▲갈등 해결을 위해 UMB에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UMB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번 분쟁의 핵심사안은 방송권이다. UMB는 국제초청대회와 관련한 UMB 규정을 대한당구연맹 몰래 변경해놓고, 한국의 국제초청대회(LGU대회) 방송권을 볼모로 삼아 KBF가 한국에서 코줌대회들(콘티넨탈컵, 3쿠션마스터즈)을 형편없는 조건에 열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그 대회를 개최하지 않으면, 국가연맹에 있는 대회 개최권도 (대한당구연맹이 아닌)제3자에게 넘긴다고 협박까지 한다.
UMB와 KBF는 아마추어 스포츠 단체다. UMB 산하 국가연맹인 KBF가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있다면, UMB는 이를 지원 및 후원하는게 아마추어 종목 최상위 단체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KBF의 권리를 UMB가 빼앗아 가려는 꼴이다. 더 이상의 ‘일방통행’은 곤란하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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