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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사태’ 이제 선수들이 선택할 때 [이우석의 뱅크샷]

KBF ‘국제규정 따라 프로당구 참여 불허’ 공식 입장
PBA 법적 조치 착수…예정대로 대회 개최 강조
타협 불가능…기나긴 법적 공방 이어질 수도
선수 볼모 삼아, 선택 강요하는 상황 이르러

  • 기사입력:2019.03.30 16:32:42
  • 최종수정:2019.03.30 16: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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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를 둘러싼 대한당구연맹(KBF)과 프로당구협회(PBA)간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PBA는 선발전과 6월 프로당구 출범 일정을 재차 강조하며 법적 절차 착수에 들어갔다. KBF는 국제규정을 근거로 들며 ‘프로당구 참여 불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염려했던 ‘선수를 볼모’로 삼는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하게 됐다.

◆마주보고 달리는 두 열차 ‘KBF-PBA’

3월의 마지막 금요일인 어제(29일)는 소위 ‘프로당구 사태’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그 동안 간보기하던 KBF와 PBA가 서로를 향해 히든카드를 꺼냈다.

포문은 KBF가 열었다. 전날(28일)저녁 당구연맹 이사회에서 의결한 ‘프로당구 참여시 3년간 선수활동 금지’ 제재방침이 MK빌리어드뉴스 보도로 공개됐다. 비록 비공식적이지만 프로당구 참여 선수에 대한 KBF의 첫 반응이었다.

PBA가 즉각 반격했다. 프로당구 참여를 막는 UMB(세계캐롬연맹)조치에 대해 EU(유럽연합)에 공식 제소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프레데릭 쿠드롱와 에디 레펜스를 위해 벨기에 법원에 제소절차를 시작했다고도 했다.

KBF는 저녁에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프로화 관련 연맹의 공식 입장’ ‘프로화 관련 검토자료’ 등 한꺼번에 4건의 자료를 쏟아냈다. 요지는 간단했다. ‘국제연맹(UMB) 규정에 따라 프로당구는 미승인 대회이니 연맹 선수들의 프로당구 참여를 불허한다’는 것이고 ‘프로당구 참여하려면 연맹선수를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예상했던 바다. 당구연맹은 특히 ‘감언이설로 일관’ ‘선수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PBA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상이 29일 하루에 벌어진 일이다.

◆ 국제연맹 규정은 ‘전가의 보도(?)’…그리고 아마추어리즘

KBF는 공식입장문에서 ‘국제연맹 유일 국내 교섭단체‘인 점을 강조했다. 낯설지 않은 표현이다. 지난해 KBF-UMB 갈등 때 UMB가 구사했던 논리다. 당시 UMB는 ‘IOC인정 국제단체이자 전세계 캐롬의 최상위단체’라며 KBF를 압박했다.

한편으로는 스포츠단체로서 국제연맹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당구연맹 입장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국제연맹 규정이라고 해서 스포츠정신과 상식을 바탕으로 한 법보다 우선일지는 의문이다. 선수 개개인의 대회 선택권을 막아,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KBF는 아마추어리즘도 꺼냈다. PBA가 많은 상금을 내걸고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KBF도 작년에 우승상금 5000만원짜리 슈퍼컵대회와 3000만원짜리 잔카배를 열었다. 올해도 우승상금 5000만원 이상 대회를 6개나 개최한다고 했다.

UMB는 한술 더 뜬다. 3쿠션월드컵은 톱랭커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대회다. ‘철밥통’이라는 32강 시드제와 랭킹포인트제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어렵게 한다. 이러한 랭킹을 바탕으로 3CC 서바이벌(우승상금 5600만원) 등 톱랭커 위주 초청대회를 열고 있다. 이런 KBF와 UMB가 내세우는 아마추어리즘에 당구선수들이 과연 얼마나 공감하겠는가.

KBF나 UMB가 각종 규정과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3쿠션 헤게모니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3쿠션 세계최대 시장’인 한국의 프로당구 출범은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점이 있다. ‘3쿠션 세계 최대 시장’인 한국의 ‘톱10 안팎’ 선수조차 대회상금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프로당구가 출범한다고 해서 이런 상황이 금방 달라지진 않는다. 그러나 프로당구가 이런 여건을 개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 이제 선택은 선수들의 몫

KBF와 PBA는 당초 일정대로 각자 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당구연맹은 오는 10일 인제오미자배를 시작으로 연이어 대회를 열 계획이다. PBA도 21일부터 프로당구 선발전에 들어간다.

이미 양쪽이 한발씩 물러나서 타협점을 찾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게다가 UMB까지 연결돼 있다. 자칫 기나긴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갈등과 공방이야 UMB·KBF·PBA 일이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구선수들의 몫이다. 결국 프로당구를 둘러싼 KBF-PBA 갈등은 선수를 볼모로 삼고,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선수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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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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