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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현실 사이, 당구연맹의 딜레마

[이상연의 하이런]프로당구 출범 앞두고 ‘어정쩡’
산하단체로서 세계캐롬연맹(UMB) 따라야 하고
선수 수백명 관련된 프로당구 무시하기도 어려워

  • 기사입력:2019.03.09 12:47:57
  • 최종수정:2019.03.11 16: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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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얼마전 출범을 선언한 프로당구(PBA투어)를 둘러싸고 당구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프로당구추진위원회와 세계캐롬연맹은 날카롭게 대립하는 양상이고, 선수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당구인들의 이목이 대한당구연맹의 행보에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작년 9월 열린 슈퍼컵3쿠션대회 전경.
얼마전 출범을 선언한 프로당구(PBA투어)를 둘러싸고 당구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프로당구추진위원회(이하 PBA)와 세계캐롬연맹(UMB)은 날카롭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선수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바르키 UMB회장의 최근 발언은 국내 당구계를 술렁이게 했다. 바르키 회장은 한국 기자회견서 “프로당구(한국의 PBA투어) 출전시 UMB규정에 따라 KBF주관 대회도 출전불가” 방침을 밝혔다. PBA투어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들은 3쿠션월드컵 등 UMB대회는 물론, 대한당구연맹 주관 국내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국제 스포츠단체로서 UMB 조치의 ‘정당성과 적법성’은 일단, 논외로 치자. (이는 PBA-UMB 갈등이 첨예해지면 결국 법적으로 가려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PBA투어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한국선수들에게는 매우 곤혹스런 상황이다. 솔직히 3쿠션월드컵 등 UMB주관 대회 출전제한은 톱랭커 몇명 외에는 해당사항이 별로 없다. 하지만 국내 대회출전 제한은 사정이 다르다. 국내 당구선수 100~200명, 또는 그 이상이 해당될 수 있다. 실제로 PBA투어는 중상위권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는 의견이 적지않다.

이 대목에서 관심 가는 부분은 KBF 행보다. KBF에는 1000여명의 선수(캐롬분야)가 등록돼 있다. 단일 국가연맹으론 세계 최대이며 UMB 전체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아울러 UMB 산하단체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KBF는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바르키 회장 기자회견 직후 KBF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지어는 “(국내대회 출전제한 방침은)UMB생각이고…”라고까지 했다.

KBF의 이런 입장은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PBA와 UMB 대립구도는 그야말로 ‘건곤일척’ 승부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KBF로선 선뜻 나서기 어렵다.

국내에서 당구의 프로화는 사실 그동안 몇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구두선에 그치거나 추진력을 얻지 못한채 사그러들었다. 그러나 이번 PBA투어는 과거와는 다르게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인 출범시점(6월)과 선수선발 방법, 상금규모까지 나왔다. 또한 대회 스폰서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PBA투어 출범 선포식에는 많은 당구인들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표했다. KBF로서는 여간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UMB는 어떤가. 캐롬(1, 3쿠션)종목의 세계 최상위단체다. 3쿠션월드컵, 세계3쿠션선수권 등 권위있는 대회를 주관한다. 산하단체인 KBF는 UMB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UMB가 한국의 프로당구 출범을 영 껄끄러워한다. 한국은 세계3쿠션의 최대시장이다. 한국 프로당구 활성화로 아마추어 단체인 UMB 위상변화를 염두에 두는 듯하다.

어쩌면 KBF는 ‘명분’과 ‘현실’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산하단체로서 최상위단체인 UMB를 안 따를 수 없다. 반면, 국내선수 수백명의 행보가 연결될지 모를 프로당구를 마냥 못본체 하기도 그렇다.

프로당구는 6월 출범을 예고했다. 당구인들의 이목이 KBF 행보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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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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