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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스누커 Q스쿨…경험한 대회중 최고의 경기력”

[이대규 英투어도전기]③Q스쿨 실패…64강 두번 진출 성과
“상위랭커들 나와 똑같은 공격‧수비에도 성공률 월등 높아”
“가능성과 자신감 얻어 기회되면 또 도전하고파”

  • 기사입력:2018.06.06 08:01:01
  • 최종수정:2018.06.06 11: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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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연간 상금 규모가 200억원에 달하는 영국의 월드스누커 투어는 스누커선수에겐 꿈의 무대다. 이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매년 단 한 차례 열리는 Q스쿨을 통과해야 하는데, 300여 명의 참가자 중 12명만이 영광의 프로 스누커 선수가 된다. 25:1의 경쟁률이다. 한국의 22세 ‘스누커 에이스’ 이대규(인천시체육회)가 한국인 최초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지난달 30일, 큐스쿨 마지막 세 번째 토너먼트 64강을 끝으로 아쉽게 종료됐다. 이대규가 지난 5일, MK빌리어드뉴스에 전한 2개월여의 영국 당구유학기 마지막 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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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영국 ‘월드스누커 Q스쿨’(이하 큐스쿨) 마지막 3차 토너먼트 64강에서 앤디 힉스(잉글랜드)와 맞붙었다. 상대는 ‘월드스누커 프로’ 15년 경력의 베테랑. 그의 노련하고 공격적인 경기 운영에 나는 1:4(프레임스코어)로 패했다.

이로써 나의 첫 영국 큐스쿨 도전기가 끝났다.

나는 최종적으로 큐스쿨 참가자 중 12명에게 주어지는 ‘월드스누커 프로 라이센스’를 손에 쥐는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세 번의 큐스쿨 토너먼트 중 두 번이나 64강에 진출하며 나름대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고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적응을 다해 정까지 든 영국 쉐필드 생활도 이제 정리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지난 3월 말, 큐스쿨에 대한 정보라곤 대회일정 등 밖에 모른채 이곳(영국 쉐필드) 숙소에 짐을 풀던 순간부터 시작, 크루셔블극장에서 세계최고의 스누커 대회인 ‘월드 스누커 챔피언십’ 참관한 일, 또 큐스쿨 경기를 치르던 경험 등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이제 ‘이대규 英투어 도전기’ 마지막 글을 통해 2개월여의 영국 당구유학기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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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차이’의 벽을 느끼다…독서로 ‘멘탈관리’ 훈련

영국 큐스쿨은 전현직 프로선수들도 참가하는 대회다. 그 때문인지 내가 지금껏 경험한 모든 대회 중 선수들의 경기력이 가장 높은 대회였다.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큐스쿨 토너먼트 상위 랭커들과 나의 실력은 큰 차이가 났다. 공격시 공의 포지션, 타격 방법 등에선 별다른 차이가 없다. 대신 그들은 나와 똑같은 공격‧수비를 시도하더라도 실수가 정말 적었다. 성공확률이 나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를 보고배운 나는 매일 실수를 줄이기 위한 연습에 정진했다.

동시에 ‘멘탈’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시도해봤다. 기술도 물론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지금까지 나의 패배경험을 돌이켜보면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정확하게는 마지막 프레임에서 그 문제가 더욱 도드라진다. 그래서 올해 3월, 영국유학에 앞서 이에 관한 실천목표를 세웠다. 심리에 관한 책을 다독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3개월동안 이 목표를 충실하게 지켰다. 실제로 큐스쿨 경기에서 책에서 배운 멘탈관리법을 적용해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이번 큐스쿨 대회에서 마지막 프레임 패배를 두 번이나 경험했다. 총 3패 중 2패를 마지막 프레임에서 당한 것이다. 역시 멘탈관리법은 이론만으론 한계가 있다. 앞으로도 멘탈강화를 위해 더 많은 책을 읽고, 경기에서 적용시키는 과정을 수차례 더 겪어야 할 것 같다.

이번 영국생활에선 나의 ‘절제력’도 시험해봤다. 하루평균 3시간씩 하던 SNS를 끊었다. 영국으로 출국하기 전날 계정을 삭제했고, 영국에선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 부분은 내게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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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투어 도전기’로 나를 돌아봐…“부모님 감사해요”

지난 2개월간의 영국생활은 내 주변사람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선수 이대규’를 응원해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먼저 코줌코리아 오성규 대표님. 부족한 선수인 나의 영국 유학을 지지해주셨고, 나아가 생활비까지 지원해주셨다. 한국의 스누커 선수는 관심 그 자체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데 이를 넘어 후원까지 해준 오 대표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부모님은 나의 가장 큰 응원군이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모님은 내가 해외대회에 출전하면 꼭 챙겨보신다. 시차 때문에 한국과 대회지의 밤낮이 다른 상황이 허다한데도 컴컴한 밤에 일어나셔서 기도하면서 나를 응원하신다. 이번 큐스쿨 경기들도 마찬가지로 부모님들은 졸린 눈 비비고 앉아 아들 경기 지켜보셨을 것이다. 좋은 소식을 알려드렸으면 했는데….

이로써 내 영국당구 유학기는 끝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두달이 넘는 시간동안 ‘스누커 강국’ 영국에서 많은 것을 체험했고, 또 배웠다. 중학생 때 당구를 처음 시작한 후, 나의 ‘당구인생’에 있어서 손에 꼽는 행복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경험을 이번 한번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기회가 된다면 또 영국 큐스쿨에 도전할 것이다. 대한민국 스누커 선수 이대규를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라.

글‧사진:이대규 스누커 선수(인천시체육회)

정리:이상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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