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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당구큐 자존심 한밭 “20년 전 日 OEM제안 단칼 거절”

권오철 대표 “대신 플러스파이브 독자공법 개발”
72년 대전 10평 공간서 출발…올해 창립 47주년
성능과 품질로 승부…국내 넘어 세계적인 큐로 성장
품질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큐 너무 많아 안타까워
휘어짐 최소화 ‘플러스파이브’, 큐 제작 세계표준 될 것

  • 기사입력:2019.07.21 10:00:02
  • 최종수정:2019.07.23 07: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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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당구 큐 및 용품생산업체 한밭 권오철(67) 대표는 반세기 가까이 큐를 만든 ‘큐 장인’이다. 성능과 품질로만 승부하겠다는 그의 철학은 한밭 큐를 국내를 넘어서 세계적인 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사진은 권 대표가 캐롬 큐와 포켓 큐를 들고 무게중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포켓볼은 적구 컨트롤 때문에 큐 무게중심이 큐 중간에 있는 반면, 수구 컨트롤이 중요한 캐롬 큐는 무게 중심이 뒷부분에 있다."고 설명했다.
[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최근 당구산업은 제품 수명과 트렌트 주기가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 평가는 냉정하다는 소리죠. 거기에 발맞추어 용품업체들도 도전적인 개발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당구 큐 및 용품생산업체 한밭 권오철(67) 대표는 반세기 가까이 큐를 만든 ‘큐 장인’이다. 지난 1972년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기계 하나로 큐를 만들기 시작한 한밭은 올해로 어느새 창립 47주년을 맞았다. 성능과 품질로만 승부하겠다는 그의 철학은 한밭 큐를 국내를 넘어서 세계적인 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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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권오철 대표와 그의 아들 권혁준 팀장이 한밭공장 사무실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권 대표는 큐를 만드는 사람은 바보처럼 보일 정도로 우직해야한다고 했다. 큐 원재료인 나무는 숙성시킬수록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큐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란다. 권 대표가 47년간 쌓은 노하우는 한밭이 개발한 제재용 톱기계, 건조시설, 큐 공법 등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업복 차림으로 여전히 생산라인 일선에서 직접 큐 생산과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를 충남 금산군 한밭공장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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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1972년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기계 하나로 큐를 만들기 시작한 한밭은 올해로 어느새 창립 47주년을 맞았다. 현재 한밭에는 2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밭 공장 내부.
▲올해 창립 47주년이다. 반세기 가까이 큐를 생산해왔는데.

=정말 많은 분들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큐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큐를 만들던 때 많은 조언을 해준 선수 출신 원로들이 많다. 조동성 양귀문 박병문 김용석 김문장 장성출 등 그분들게 감사드린다. 또한 한밭 큐를 좋아해주시고 찾아주시는 동호인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70년대 초에 당구 큐를 만들게 된 계기는.

=당시 야구배트를 생산하는 회사를 잠깐 다녔다. 그러다 1968년쯤 지인에게 큐 만드는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땐 큐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을 뿐더러 누구한테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보고들은 걸 토대로 만들었다. 그래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하하.

그렇게 4년 정도 큐를 만들다 거래처 사람과 대전 판암동 10평 남짓한 공간에 가게를 차리고 기계 하나로 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게 1972년 7월 16일로, 한밭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이후 (대전)신흥동 산내동과 비례리(금산군)을 거쳐 2010년에 현재 자리(금산군 추부면)로 오게 됐다.

▲그 무렵 국내에 보급되던 큐는 어떤 큐였나.

=70~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으로 나가기 어려웠다. 당시 당구협회 회장이 허가받아 일본에 갔다올 때 사다준 큐를 보고 공부하고 그랬다. 근데 그건 포켓볼 큐였다. 국내에 들어온 수입 큐는 미군부대를 통해 유입된 큐였는데 그것도 포켓볼 큐였다. 포켓 큐와 캐롬 큐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셈이다. 국내 당구장에서도 포켓 큐로 4구를 쳤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80년대 초반 선수들이 외국에서 캐롬 큐를 사오면서 구분이 지어졌다고 보면 된다. 사실 포켓볼과 캐롬 큐 차이는 크다. 포켓볼은 적구 컨트롤 때문에 큐 무게중심이 큐 중간에 있는 반면, 수구 컨트롤이 중요한 캐롬 큐는 무게 중심이 뒷부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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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한밭 권오철 대표.
▲초창기 사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내가 처음 당구 큐를 만들 때에는 대전에 당구장이 30곳도 채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여서 당구장 내기가 어려웠다. 70년대에는 당구장 개업하는데 그때 돈 1500만원 가량 들었다.

그러다 허가제가 풀리면서 80년대 중순까지 10년 사이 30배가 넘는 당구장이 생겼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하지만 당구 큐와 공, 테이블이 특별소비세 대상이었는데 업체들이 그걸 몰랐다. 결국 국세청 조사로 큰 타격을 입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기도 했다.

▲초기엔 국내 시판을 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렇다.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로만 전량 수출했다. 당시 영화 ‘컬러오브머니’가 상영되면서 세계적으로 당구 붐이 일었다. 큐를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수출도 잘 됐다. 국내에는 1993년 당구용품이 특별소비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부터 시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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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권오철 대표가 한밭이 지난 2000년대 초 개발한 플러스 파이브 공법을 설명하고 있다. 플러스파이브 공법은 사진처럼 목재 중심을 플러스(+) 모양으로 자른 후 나머지 4조각을 중심 목재 결의 반대로 채워 맞추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서로를 지탱하게 돼 휘어짐을 방지한다.
▲한밭이 자랑하는 ‘플러스파이브’ 공법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2000년대 초 일본 업체에서 “한밭에서 큐를 생산하고, 자신들의 이름으로 큐를 팔아도 되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소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인 셈이다. 단칼에 거절했다. 대신 한밭만의 강점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렇게해서 나온게 ‘플러스파이브’ 공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특허를 땄다.

▲‘플러스파이브’공법의 원리는.

=목재에는 결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향마다 휘어지는 강도가 다르다. 목재 중심을 플러스(+) 모양으로 자른 후 나머지 조각을 중심 목재 결의 반대로 채워 맞추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서로를 지탱하게 돼 휘어짐을 방지할 수 있다.

▲나무를 관리하는 방법도 특별할 것 같다.

=나무는 살아서 백 년을 살고, 죽어서 천 년을 산다는 말이 있다. 큐도 마찬가지다. 목재가 큐로 완성된 후에도 외부환경 영향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한다.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건조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그걸 ‘숙성시킨다’고 한다. 이 숙성 과정에 따라 더 좋은 큐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한밭이 나무를 숙성시키는 과정은.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뱉는 과정을 몇 년동안 반복한다. 공장에 ‘항온항습실’을 만들어 최대한 당구장과 같은 조건의 환경을 만들어 숙성하는 점은 한밭만의 노하우다. 항온항습실에는 수만 자루 큐가 ‘숨쉬고’ 있다. 이들이 수십번 공정을 거쳐 큐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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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한밭 공장 내부에 있는 "항온항습실" 내부에서 권 대표가 큐를 바라보고 있다. 항온항습실을 최대한 당구장과 같은 조건의 환경을 만들어 숙성하는 점은 한밭만의 노하우다.
▲한때 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큐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쓰면 되지만 당구업계 특성상 호황과 불황의 굴곡이 너무 커 그 부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청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렇게되면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한밭 큐에 보완하고싶은 부분이 있다면.

=디자인에서 부족한 점을 느낀다. 하지만 내구성 등 성능과 품질면에선 자신있다. 플러프파이브 공법으로 큐가 휘는 문제를 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이 플러스파이브 공법이 큐 생산의 표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껏 생산한 큐 가운데,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물량을 맞추는 데 더 신경써야하는 큐 생산업체다 보니 아직 그런 작품은 없다. 그렇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젠가는 정말 보통 큐가 아닌 ‘작품’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하하.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서는 ‘마에스트로’ 큐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약 650개 나무조각을 돌려가며 붙이는 작업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지금은 주문제작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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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권오철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한밭 큐 "마에스트로"의 단면을 비교하고있다. 마에스트로 큐는 약 650조각의 나무를 돌려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기간만 1년이 걸린다. 가격은 400만원.
▲각종 대회 및 선수 후원으로 한국당구 발전에 공헌하고 있는데.

=공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받은 게 더 많다. 지금까지 한밭을 거쳐간 모든 선수들이 우리가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 것만 해도 고맙다. 오히려 더 많이 못해줘 미안한 마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큐가 시장에 새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당구산업은 제품 수명과 트렌트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그만큼 시장 평가는 냉정하다는 소리다. 거기에 발맞추어 업체들도 성장해 나가야한다. 한편으로는 품질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큐들이 대량생산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앞으로 목표는.

=우리도 지속적으로 도전적인 연구와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분발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많은 당구인들에게 인정받는 세계적인 큐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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