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맹 3쿠션 우승’ 박춘우 “요즘 훈련 세게 했죠”
(고)김경률과 06도하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결승 상대 신대권은 “당구선수 초기부터 절친 사이”
“프로당구는 중상위권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
지난해 잔카아시아오픈 공동3위 이후 상승세
최근 막을 내린 ‘제8회 하림배 서울당구연맹 그랑프리 오픈(이하 하림배)" 남자부 정상에 오른 박춘우(49)는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지낸 베테랑이다. "언제가 마지막인지 바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의 우승"이라는 박춘우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제공=박춘우 선수)[MK빌리어드뉴스 최대환 기자] 3쿠션 국가대표 출신 박춘우(49‧국내 61위)는 최근 막을 내린 ‘제8회 하림배 서울당구연맹 그랑프리 오픈(이하 하림배)’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1996년에 선수로 데뷔한 박춘우는 20년이 넘는 선수생활 동안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부침을 겪었지만 지난해 ‘잔카챔피언십 아시아3쿠션오픈’에서 공동3위에 오른데 이어 이번 하림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방에 가는길인 박춘우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언제가 마지막인지 바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의 우승’이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본인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오랜만의 우승이다. 축하인사를 많이 받았겠다.
=지인들도 많이 축하해줬지만 특히 두 딸이 많이 좋아했다.
▲딸들은 아빠한테 무슨 얘기를 하던가.
=지금 큰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이고 작은 딸이 3학년이다. 딸들이 어리다보니 ‘축하한다’는 말 외에는 크게 해준 말이 없다. 하하. 그래도 딸들에게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우승소감을 얘기하면서 ‘프로당구 출범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어떤 점에서 동기부여가 되나.
=아시다시피 그 동안 당구는 프로가 없었다. 이번에 프로화 작업을 지켜보며 ‘프로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중상위권 선수들에게는 경제적인 측면 등에서 프로화가 분명 큰 동기부여가 된다. 지금 프로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다소 진통이 있는데 선수들을 위한 길로 가줬으면 좋겠다. 원만한 합의를 바란다는 뜻이다.
하림배에서 우승한 박춘우(왼쪽)와 준우승을 차지한 신대권(42).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두 선수는 선수생활 초기부터 같이 붙어다닌 절친 사이다. (사진제공=서울당구연맹)▲결승에서 만난 신대권(42‧59위) 선수와는 절친한 사이라고 들었다. 경기 전후에 무슨 대화를 나눴나.
=(신)대권이와는 선수생활 초창기 때부터 같이 붙어다녔다. 단체전도 같이 출전하는 등 아주 절친한 사이다. 결승전을 앞두고는 ‘1등한 사람이 소주 한잔 사자’고 가볍게 얘기를 나눴다. 하하. 경기 끝난 후 대권이가 나한테 ‘형 연습 많이 했네’라며 축하해주더라.
▲결승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나.
=예전부터 대권이하고 시합하면 내가 진 적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경기들도 열심히 했지만 결승전 경기에서는 더 열심히 쳤다. 경기 중 대권이가 쉬운 공을 놓쳤을 때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4강전 이선웅(148위)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힘들었다. 이선웅 선수는 최근 3쿠션월드컵에서 Q라운드까지 진출하는 등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런 상대를 만나서 그런지 점수 차이도 얼마 안 났고, 이닝도 길게 이어졌다. 정말 진이 빠지는 경기였다. (경기는 35:33(30이닝) 박춘우 승)
박춘우(오른쪽)는 지난해 11월 열린 잔카챔피언십 아시아3쿠션오픈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사진은 8강전 경기를 마친 후 상대였던 오태준과 인사를 나누는 박춘우. ▲지난해 ‘잔카챔피언십 아시아3쿠션오픈’에서 공동3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승세 비결이 있다면.
=꾸준한 연습과 체력 관리가 도움이 됐다. 아무리 귀찮아도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연습을 한다. 대회 전에는 게임 위주로 연습량을 좀 더 늘린다. 그리고 주말에는 등산을 하며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당구계를 잠시 떠난 적도 있는데.
=1996년에 프로선수 선발전이 있었다. 32명 뽑는데 내가 31번째로 선발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프로화도 흐지부지됐고, 시합도 없어서 생계를 위해 당구를 그만두고 친구 2명과 일본으로 떠났다. 이후 2002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선수로 복귀했다.
▲2003년 ‘SBS당구최강전’ 2차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난 유명 선수는 아니었는데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황득희(수원‧33위) 선배와 붙은 결승전이 기억난다. 황득희 선배는 바로 1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아닌가. 금메달리스트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공도 더 좋아졌다.
박춘우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고 김경률과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한 경력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단 박춘우는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고, 3‧4위전에서 김경률에 패배해 4위를 기록했다.▲2006년에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때는 리그전 방식으로 두 달에 걸쳐 국가대표를 뽑았다. 국가대표 선발 자리인 만큼 조재호(서울시청‧현 국내랭킹 2위) 허정한(경남‧7위) 최성원(부산시체육회‧34위) 등 내로라하는 선수는 물론 당시 전국대회 입상자들이 거의 다 출전했다. 나도 힘든 과정을 뚫고 최종예선에 진출했고 황득희 선배, 김경률, 허정한과 함께 최종예선을 치렀다.
▲최종예선서 탈락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던데.
=최종예선은 이틀에 걸쳐 풀리그로 진행됐고, 2위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다. 그런데 첫날 힘없이 3연패를 당해버렸다. 그래서 경기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가 잠을 푹 자고 일어나 다음날 1시간 정도 일찍 나와서 연습을 했다. 그리고 목숨 걸고 당구를 쳤더니 내리 3연승을 할 수 있었고, 결국 (김)경률이와 함께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힘들게 나간 아시안게임 성적은.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나는 일본의 우메다 류지 선수에게 패했고, 함께 4강에 오른 경률이는 즈엉안부(베트남)에게 지면서 나와 경률이가 3‧4위전을 치렀다. 거기서 경률이가 이겨서 경률이는 동메달, 나는 4위를 했다.
박춘우는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특별히 큰 목표랄건 없다. 그저 올해는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사진은 하림배 우승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는 박춘우. (사진제공=서울당구연맹)▲끝으로 올해 목표는.
=특별히 큰 목표랄건 없다. 그저 올해는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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