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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잡고’ 3쿠션 스트로크 연습하는 일식조리장인

일식25년차 김석진씨,최근 메카동호회인대회 준우승
“당구와 칼질은 비슷…생선받치는 왼손은 당구 브릿지 역할”
자칭‘당구중증환자’…“팔에 힘 있는 한 당구 쳐야죠”

  • 기사입력:2018.02.04 09:00:04
  • 최종수정:2018.02.05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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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당구는 제 삶의 활력소 입니다" 최근 25년 차 일식조리장인 김석진(48·메카동호회)씨는 소문난 당구애호가다. 업장에서도 큐대를 옆에 둘 만큼 요즘 그의 머릿속은 온통 당구생각 뿐이다. 김석진씨가 일식조리복을 입고 큐대를 등에 멘 채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김석진씨 제공)


[MK빌리어드 이우석 기자]“사시미(생선회 칼)로 스트로크 연습했어요. 칼자루와 큐 하대에 힘을 싣는 원리가 같아요. 당구를 치면서 칼질도, 당구 실력도 더 늘었습니다.”

3쿠션 동호인 김석진(48·메카동호회)씨는 일식조리장인이다. 올해로 25년 째 초밥을 쥐어온 그는 서울 을지로 한 일식당에서 조리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이미 업계에선 베테랑이다. 지난 2015년 영화 ‘뷰티인사이드’ 제작진이 초밥 만드는 그의 손을 촬영해가기도 했다. (영화에선 안나왔지만)

김 조리실장이 조리하는 것만큼이나 열정을 쏟고 있는 분야가 당구다. 요즘 그의 머릿속은 온통 당구 생각뿐이다. 쉬는 시간에도 손님이 없는 방을 찾아 스트로크 연습을 하곤 한다. 수술 후 절대 안정이 필요했던 시기에도 당구장을 찾기도 했다. “(조리할 때)오랜시간 서서 일을 해 하지정맥류가 생겨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어요. 수술 후3일째 되던 날 근처 당구장을 갔죠. 환자복을 입은 채로요. 온몸이 근질근질하더라고요. 하하”그는 스스로를 ‘당구중환자’라 표현했다.

그가 처음부터 당구에 빠졌던 건 아니다. 원래는 친구들과 4구를 즐기는 수준이었지만, 10여 년 전 대대에서3쿠션 경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당구에 흠뻑 빠졌다.

조리실장인 그는 스트로크와 칼질의 원리는 비슷하다고 한다. 칼을 잡은 손은 큐를 잡은 손과 닮았고, 생선을 받치는 왼손은 당구 브릿지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 따라서 칼질 할 때마다 스트로크 하는 생각으로 한다는 것. 그는 밤 늦은 시간에 퇴근하고도 주 서너번은 연습장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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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그는 직장에서 쉬는 시간이 생길 때면 손님이 없는 방을 찾아 스트로크 연습을 하곤 한다. 사진은 김석진씨가 테이블 위에서 스트로크 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김석진씨 제공)


오랜 시간 당구를 즐기면서 동호회 회장직도 흔쾌히 맡을 만큼 그는 당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거주지인 노원구는 물론, 메카동호회, 아름당구동호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 닉네임은 ‘사시미’.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회장직도 하고, 실력있는 동호인들과 실력을 겨루고 좋은 관계를 만든다는 일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당구를 알게 되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죠.”

최근에는 동호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메카동호회3쿠션 동호인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 그는 자신보다 높은 수지점수를 가진 동호인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자체적으로 본인수지의 80%만 적용하는 룰이 적용되어 수지 20점으로 참가했지만, 그의 본 수지점수는 25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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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달 21일, ‘메카동호회3쿠션 동호인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석진씨의 시상식 사진. 메카동호회 지현주 회장(왼쪽)으로부터 트로피와 상금을 받고 있다.(사진=김석진씨 제공)


그는 당구를 사랑하는 열정이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구 잘 치면 좋죠. 잘 치고 싶어서 나름 목표도 세웠는데 큰 욕심은 내지 않을 생각이에요. 점수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저 좋아하는 당구를 평생 즐기면서 살고 싶어요. 팔에 힘이 들어가는 한 당구를 평생 칠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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