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조건휘 “(김)행직과 4강 럭키샷 두번, 너무 미안”

‘슈퍼컵3쿠션’우승…韓 3쿠션 새로운 스타 부상
“결승 상대 (김)형곤 형과는 첫 대결, 끝까지 긴장”
우승 후 ‘대장님’ 이충복 얼굴보자 왈칵 눈물 날뻔
상금 5000만원 “부모님 용돈 빼고 나머진 통장에”

  • 기사입력:2018.09.30 11:38:30
  • 최종수정:2018.10.02 09:40:5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609849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지난 29일, 국내랭킹 69위 조건휘(시흥)가 역대급 우승상금 5000만원이 걸린 "2018 KBF슈퍼컵 3쿠션토너먼트" 정상에 올라 한국당구계에 "뉴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사진은 시상식에서 우승컵에 입맞추고 있는 조건휘.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지난 29일 ‘한국 3쿠션’ 뉴스타가 탄생했다.

올해 26세 조건휘(시흥‧국내69위)다. 조건휘는 한국당구 사상 역대 최고 우승상금 5000만원이 걸린 ‘2018 KBF슈퍼컵 3쿠션토너먼트’(이하 슈퍼컵3쿠션) 정상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4강전까지 6연승한 후 맞은 결승전. 상대는 ‘승부사’ 김형곤(강원‧8위)이었다. 조건휘는 초반부터 리드하며 40:28로 경기를 마쳤다. 김형곤의 마지막 후구 공격이 빗나가자 조건휘는 두 손을 번쩍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그의 전국대회 첫 번째 정상이다.

시상식장에서 조건휘 ‘스승’인 이충복(시흥시체육회‧55위)은 우승컵을 든 제자를 얼싸안고 축하했다. 그도 공동3위에 올랐다.

슈퍼컵3쿠션 시상식 직후, ‘우승축하 모임’을 위해 부리나케 대회장을 빠져나간 조건휘에게 전화로 소감을 물었다.

609849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스승 이충복과 제자 조건휘(오른쪽)가 시상식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충복은 기념촬영에 앞서 제자 조건휘를 얼싸 안으며 우승을 축하해줬다.
▲우승 축하한다. 소감은.

=무척 기쁘다.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너무 행복한데, 표현할 단어가 ‘기쁘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우승상금이 5000만원인데, 어떻게 쓸 예정인가.

=글쎄. 평생 본적도, 만져보지도 못한 큰 돈이다. 우선 지인들과 식사하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생각이다. 지금껏 받기만 했으니. 그런 거 빼고는 고스란히 통장에 넣을 생각이다. 솔직히 딱히 어디에 쓰겠다는 계획도 없다. 우승할 줄 누가 알았겠나. 하하.

▲결승전을 되돌아보겠다. 승리를 예감한 순간은.

=(잠시 생각하다)없다. 상대가 (김)형곤 형이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자이지 않나. 또 형곤이 형과는 전국 대회서 한번도 대결한 적 없었다. 그래서 끝까지 긴장했다.

▲이번 대회 예선 64강부터 결승까지 ‘7연승’ 했다. 컨디션이 좋았던 이유가 있을까.

(이번 슈퍼컵3쿠션 예선64강(리그전)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국내랭킹 ‘톱10’ 중 무려 6명이나 예선서 고배를 마셨다. 조건휘는 이 64강을 ‘3연승’으로 가볍게 통과했다. 본선 16강선 김병호(서울‧88위), 8강선 ‘베테랑’황득희(수원‧65위)를 이겼다. 4강전에서는 김행직(전남‧5위)마저 40:31로 제쳤다)

=아마도 모든 경기를 편한 마음으로 임해서. 그 동안 승리에 대한 압박감때문에 그르친 경기가 많았다. 이를 극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매 경기에 앞서 ‘편하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최근 뒤돌려치기 등 쉬운 포지션의 공들을 많이 연습했다. 정확도를 올리려고. 이 과정에서 내 샷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것 또한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609849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조)건휘야 우승 축하해" 시상식에서 `슈퍼컵3쿠션` 우승자 조건휘가 호명되자 이번 대회 본선 16강에 진출자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경기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김)행직이와 맞붙은 준결승이다. 이겼지만, 친한 친구와의 대결이라 쉽지 않았다(조건휘 김행직 오태준 등은 당구계 소문난 ‘26살 동갑내기’ 절친이다. 특히 조건휘와 김행직은 10년 지기). 하나 고백하자면, 때로는 행직이가 부러웠다. 나도 당구선수인데, 행직이는 세계적인 선수가 됐으니까. 그렇다고 친구를 경쟁상대로 생각하는건 아니다. 하하. 함께 잘됐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그러려면 내가 부지런히 친구를 쫓아야 한다.

▲준결승이 끝나고 친구(김행직)가 우승을 응원해줬다고 하던데.

=준결승에서 ‘두 번의 럭키샷’이 터졌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특히 마지막 40점이 키스로 득점될 때, 마음이 정말 편치 않았다. 경기 끝나고 바로 “쫑(키스)나서 득점했다”고 사과했다. 그랬더니 행직이가 “이번이 (우승)기회이니 잘하라”고 했다. 오히려 나를 응원해준 것이다. 이런 말 하기 쑥스럽지만, “고마웠어 행직아”.

▲스승인 이충복 선수가 제자의 우승을 크게 기뻐하던데.

=사실 우승직후 대장님(이충복 선수) 보자마자 왈칵 눈물이 날 뻔 했다. 겨우 참았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전국체전 당구종목 학생부에 출전했던 제게 서울당구연맹에서 선수등록을 제의했고, 스승님을 소개시켜 줬다. (이충복은 조건휘를 비롯 이범열 등 여러 제자들이 있다. 그들은 스승인 이충복을 대장님, 사부님 등으로 부른다)

609849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정말 기뻐요. 하하" KBF슈퍼컵 챔피언 조건휘에게 우승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시상식 직후 MK빌리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앞으로 더 발전해 한국당구를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서 여자친구와 기쁨의 입맞춤했다. 그런데 결승전 끝날 때까지 여자친구가 현장에 있던걸 몰랐다고.

=여자친구가 “(4강과 결승전을)집에서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경기장에 왔다는 것도, 결승전 끝나고서야 알았다. 우승해 기뻐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여자친구의)깜짝 등장에 놀라웠고, 고마웠다. 여자친구와는 올해로 3년째 교제중이다. (조건휘는 수상소감때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덧붙였고, 선배선수들의 ‘강요’에 여자친구에게 입맞춤했다)

▲‘전국대회 우승자’ 조건휘의 앞으로 각오는.

=올해 3월, 서울연맹서 경기도 시흥연맹으로 이적했다. ‘영 챔피언십’ 등 20대 선수들을 위한 대회들이 있어서 이적을 결심했다. 그만큼 각오도 새롭게 다졌다. 이번 우승에 절대 자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 한국당구를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sylee@mkbn.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