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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C 유일 금메달’ 황득희 “당구 올림픽종목 채택 기대”

‘아시안게임金’기념 황득희배 학생당구대회…올해 8회째
“학교당구가 한국당구 미래…선수생활도 집중 랭킹10 노려”

  • 기사입력:2018.01.25 11:01:35
  • 최종수정:2018.03.09 17: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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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황득희가 각종 대회에서 획득한 트로피와 메달을 보관해 놓은 진열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당구선수 황득희(49‧수원연맹)는 ‘최초’와 인연이 깊다. 한국 당구선수로는 최초이자 유일한 3쿠션 종목 금메달리스트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구 남자 3쿠션 단식, 2013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 남자 1쿠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10년에는 그의 이름을 딴 ‘황득희배 경기도학생당구대회’가 만들어졌다. 현역 선수로는 최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그의 업적을 기리고 당구 꿈나무들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이 대회는 올해로 벌써 8회째다. 이 대회에서 조명우(수원연맹), 이범열(부천연맹), 이미래(성남연맹), 김보건(경북연맹), 진혜주(대구연맹) 등 한국당구의 미래들이 여러 명 배출됐다. 지금도 황득희배 경기도학생당구대회는 경기도권 당구유망주의 화수분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당구의 고참선수로서, 후배를 양성하는 지도자로서, 클럽 운영자로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를 수원 황득희빌리어트클럽에서 만났다.

▲최근 근황은?

=제 이름을 건 클럽(2016년 7월 오픈)을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바빠졌다.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꾸준히 하다가 개인클럽이 생기면서 영업도 하고, 후배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두 돌이 지난 아들(도영)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고 있다. (웃음)

▲한국 유일의 당구 금메달리스트다.

=자부심이 강하다. 2013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는 ‘금메달도 따본 놈이 딴다’는 소리도 들었다(웃음). 후배나 동료선수들한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따봤냐”라는 농담도 건넨다. 다만 학생들이 가슴에 품어야 할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금메달만큼 좋은 목표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종목에 정식 채택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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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황득희가 운영하는 "황득희빌리어드클럽"에서는 그가 크고작은 대회에서 쌓은 업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클럽 한 켠에 전시된 "2002부산아시안게임 남자 3C 단식" 금메달과 국가대표임명장, 사진이 담긴 액자들.


▲당구를 언제 시작했나.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큐를 잡았다. 친구 따라 당구장을 처음 가봤다. 학창시절 내내 태권도 선수생활을 계속 했다. 서울소재 유명 대학의 태권도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좌절됐다. 재수하면서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 자유로운 몸이 되니까 당구장을 자주 출입하게 됐다. 그때부터 당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당구 생각만 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의 실력을 훌쩍 넘게 됐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4구 300점을 넘겼으니까.

▲평생 해왔던 운동을 그만두기가 쉽진 않았을텐데.

=물론이다. 그런데 경기도 오산의 한 체육관에서 아마추어 당구대회가 열렸었다. 당구도 대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더 많은 매력을 느꼈고 선수가 되기로 다짐했다. 1998년에 전국대회 준우승으로 탄력받기 시작했는데, 이후에 출전했던 거의 모든 대회에서 입상했다. 상대를 이길 때마다 경험으로 쌓이기 시작했고, 감각이 절정에 달했던 시절이었다.

▲당구를 그만둘 뻔 한 적도 있었다고.

=2006년에 도하아시안게임 최종선발전이었다. 나와 고 김경률, 박춘우, 허정한 넷이서 이틀 동안 풀리그를 진행해 최종 2인을 선발하는 상황이었다. 첫날 2승 1무를 거뒀고, 김경률 선수 또한 2승 1무를 거둬 ‘확정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김경률 선수와 이번 아시안게임도 나가서 최선을 다해보자며 기쁜 마음으로 헤어졌다. 그런데 당시에 모아뒀던 돈으로 투자한 곳이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완전히 잘못됐단 전화를 받았다.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 다음날 경기는 보나마나였다. 3전 전패했다. 한 경기만 무승부를 기록했어도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는데 탈락했다. 국가대표는 고 김경률 선수와 박춘우 선수가 선발됐다. 이후 1년 가까이 슬럼프에 빠졌다. 당구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큰 인생경험한 거다. 하하.

▲선수로서의 2017년은 어땠나?

=지난해는 정말 바쁜 한 해였다. 대회도 나가야 하고 클럽운영, 학생들 교육 등 여러 가지로 정신없었다. 개인적으로 뜻깊은 한 해였지만, 선수로서 성적은 썩 만족하지 않는다. 2016년에 3위(대한체육회장배)하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니까. (현재 국내랭킹 19위)

▲올해 목표는?

=클럽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어가고, 학생들도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 다시 힘닿는데 까지 선수생활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최근에 후배들의 실력이 너무 좋아져서 그들에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생각이다. 올해는 국내 랭킹 10위권 안으로 달려보겠다.

▲황득희배 ‘경기도학생당구대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먼저 하윤보 회장(前경기당구연맹 회장)님께서 제안했다. 당구의 학생체육 보급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었다. 대회 개최를 계기로 학생들에게 더 다가가자고 하셨다. 흔쾌히 수락했다. 보통 이름을 딴 대회는 이미 돌아가셨거나 은퇴한 선수를 위해 만드는데,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업적을 기리기 위해 추진됐다. 현역 선수로는 최초인 걸로 안다.

▲기대되는 후배가 있다면.

=당구 팬들이라면 모두가 잘 아는 김행직 선수나 조명우 선수에게 나도 기대가 크다. 그 선수들을 가르쳐 봤지만, 우선 그 선수들은 하나를 가르쳐주면 두, 세 개를 더 안다. 당구에 관한 센스가 너무 좋고, 인성도 바르다. 세계적으로 올라섰다고 해서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세련된 기술들을 연마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나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할 만큼 괜찮은 선수들이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선수들 중에선?) 내가 가르치는 선수들은 이제 막 당구를 시작한 친구들이다. 몇몇 재능이 보이는 친구들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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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황득희(왼쪽에서 세 번째)가 자신의 클럽에서 훈련중인 제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한국선수들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선수들의 장점은 공격력이다. 외국선수들에 비해 기본기는 약간 부족한 편이지만, 폭발적인 득점력이 이를 커버한다. 최근에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기본기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본이 완벽하면 컨트롤이 쉬워진다.

▲당구를 가까이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은데.

=시작은 ‘놀이’가 돼야 한다. 즐겨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만큼 좋은 인프라를 갖춘 곳이 없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당구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로 일본선수들이 당구 유학을 올 정도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입상하는 걸 보면 많이 발전했다고 느낀다. 학생들이 당구를 칠 수 있는 여건만 잘 조성된다면, 당구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당구선진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교당구가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프로화가 되는 것도 당구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지만, 학교체육으로의 보급이 우선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당구연맹이 나서 문을 열어준다면, 당구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생들이 당구로 대학 갈 수 있다는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면 된다. 학교당구 발전이 곧 한국 당구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장 기대되는 종목 가운데 하나가 당구라고 하지 않나. 금연법 시행으로 진정한 스포츠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다소 걸릴지언정 어린 학생들도 당구장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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