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구 화수분’ 매탄고 한춘호 코치
김행직 조명우 고준서 김태관 배출 ‘당구사관학교’
선수와 코치 병행…“3~4년후엔 코치 전념해야죠”
처음엔 당구장서 연습…이젠 학교에 대대 4대
“지금도 ‘명우 후배’ 6명 열심히 크고 있죠”
"(조)명우는 처음 본 순간부터 "물건이다" 싶었죠" 매탄고 출신 김행직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면서 뒤이어 또 하나의 ‘슈퍼루키’ 조명우가 등장한다. 한춘호 코치는 조명우를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선수로 성장시켰다. 사진은 지난 2016년 구리 3쿠션 월드컵 공동 3위에 오른 조명우(왼쪽)와 기념 촬영하고 있는 한춘호 코치(사진제공=코줌)[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경기도 수원 매탄고등학교(교장 서예식)는 지난 2007년 6월 당구부 창단 이후 김행직(전남연맹‧세계랭킹 3위)과 조명우(서울연맹‧세계랭킹 25위)를 배출한 ‘대한민국 당구 사관학교’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선배들의 뒤를 이어 조재현(3학년), 김도헌(2학년), 유강(2학년), 정병진(1학년), 박형빈(1학년), 고준상(1학년) 등 후배 6명이 열심히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김행직이 졸업한 이듬해인 2012년부터 매탄고 당구부를 지도하고 있는 한춘호(51‧수원연맹) 코치를 만났다.
▲1990년, 스물 넷에 당구선수가 되다
고교 2학년때 큰형님 따라 간 당구장에서 당구매력에 빠진 그는 1989년 ‘경기도당구연맹 선수선발전’에 뽑혔고 이듬해에 선수가 됐다. 이후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당시 최고 우승상금(500만원)의 ‘제1회 허리우드배 당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 준우승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자신의 최고성적이란다. 그는 1998년 SBS당구최강자전 대회를 끝으로 10여년 간 당구계를 떠났다.
“열악했던 현실에 회의를 느껴 당구를 10년 간 접었죠. 2008년에 황득희(수원연맹) 선수 제안으로 다시 큐를 잡았어요. 다시 돌아온 이유는 제가 올라설 수 있는 정점을 찍지 못하고 그만뒀다는 아쉬움이 늘 마음 한 켠에 남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몰라요.”
이후 수원연맹 소속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2012년 하윤보 전 경기당구연맹 회장 제안으로 매탄고 당구부 코치직을 제안받았다. 누구를 제대로 가르쳐본 적 없던 그는 고민 끝에 국내 최초의 ‘당구 코치’가 됐다.
매탄고등학교 당구훈련장에서 정병진(1학년) 선수를 지도하고있는 한춘호 코치.최근에 이르러서야 매탄고 당구부가 ‘한국 당구의 화수분’ ‘당구 사관학교’ 등의 수식어가 붙지만, 그 명성을 얻게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코치 2년차때 힘들었지요. 코치 수당 100여만 원을 받았는데 제가 학생들을 대회에 데리고 다니면서 그 돈 이상을 쓸 정도로 열악했어요.”
이후 학교 지원과 학부모의 관심이 조금씩 늘면서 매탄고 당구부는 점차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클럽으로 불러 가르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학교에 대대 4개짜리 연습실도 있다.
▲“제자 키우는 재미 쏠쏠…3~4년후에 코치 전념할 생각”
매탄고 출신 김행직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면서 뒤이어 또 하나의 ‘슈퍼루키’ 조명우가 등장한다.
“(조)명우를 처음 봤을 때, 최고의 당구선수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완벽히 갖춰져 있었어요. 공을 때리는 순간적인 힘 등 신체적 조건도 타고났었고요. ‘물건이다’싶었죠.”
그가 꼽는 조명우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격이다. 항상 밝은데 게임에 집중해야 될 때는 독기를 품고, 그 순간 집중력과 폭발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
“명우는 이제 제 손을 떠났지만, 명우 경기는 항상 챙겨봐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조언해주면서 연락하죠. 최근 새로운 팀(실크로드시앤티)에 입단하는 등 일이 잘 풀리고있어 제가 다 뿌듯합니다. 하하.”
매탄고등학교 당구부 선수들과 한춘호 코치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재현(3학년), 박형빈(1학년), 정병진(1학년), 한춘호 코치, 고준상(1학년), 김도헌(2학년), 유강(2학년).모든 코치들의 목표는 좋은 선수를 키우는 것. 한 코치도 마찬가지다.
“고등부까지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 훈련은 자세, 스트로크, 시스템, 당구 공의 회전력과 원리에 대한 이해 등입니다. 그 다음에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심리를 컨트롤할 수 있는 멘탈훈련에 들어가죠.”
한 코치는 현재 선수생활과 지도자 길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도자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3~4년 후에는 코치직에 전념할 집중할 생각이다.
“선수라는 타이틀을 유지해야겠다는 욕심은 남아있지만, 선수로서의 목표는 없어요. 선수생활보다 제자를 통해서 지도자로 느끼는 희열이 더욱 크거든요. 제가 지도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제가 우승한 것 만큼 기쁘더라고요. 하하.”[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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