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당구 큐로 승부…10만~20만원대가 주력”
[인터뷰]유니버설코리아 박석준 대표 “고급화보단 대중화”
‘독점판매’ 아담 큐는 日의 과다한 가격인상 요구에 접어
“UMB, 한국 덕에 재정안정…韓 대회개최권 요구는 과욕”
“KBF, 선수에게 피해 안가게 하면서 UMB에 대응해야“
유니버설코리아의 박석준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서 가진 MK빌리어드뉴스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MK빌리어드뉴스 최대환 기자] “한국 당구용품시장 수요는 제한적인데 공급은 넘치고 있다. 모두가 큰 이익을 노릴 것이 아니라 회사별로 사정에 맞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당구용품업체 유니버설코리아 박석준(58)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당구산업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는 당구선수, 지도자, 행정가를 거쳐 현재는 당구용품사업을 하고 있는 천생 당구인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유니버설코리아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나 한국의 당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최근 몇 년새 당구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평소 한국 당구산업 미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당구장 수와 당구를 즐기는 사람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은 당구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에 새로 유입되는 당구 동호인 수도 줄고 있다. 용품업체 수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양산업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당구를 친 중장년층 동호인들이 지금은 마니아층을 형성해 한국 당구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구환경 변화 중의 하나가 개인용품 수요의 증가인데.
=요즘 동호인들은 중대보다는 대대를 선호한다. 동시에 ‘대대에서 당구를 치려면 개인큐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그러면서 큐뿐만 아니라 초크나 팁의 개인화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구용품 시장이 커졌다고 봐야하나?
=개인용품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서 당구용품 시장 자체가 확대된 것은 아니다. 개인용품 수요는 늘어나는데 비해 당구장에 비치되는 하우스용품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구용품 시장 규모가 커졌다기 보다는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해야겠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맞춰 유니버설코리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당구계에 오래 몸담아서 그런지 진즉에 개인용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10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많은 회사들이 고가 큐로 승부를 보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고급화보다는 대중화에 더 신경쓰고 있다. 우리나라 큐 제작업체 중에서는 유니버설이 가장 가성비가 괜찮다고 자신한다. 우리 회사는 10만~20만원대 큐가 주력상품이다. 이 제품들은 마니아뿐만 아니라 대대 전용클럽에서 하우스큐로 쓰기 위해 사가기도 한다.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들었다.
=신제품 개발은 계속 하고 있다. 5~6년 전부터 싸이클롭사(社)와 공동으로 캐롬 공을 개발해오고 있다. 그런데 아직은 그 공 품질에 100% 만족은 못한다. 100점 만점에 95점 정도라고 본다. 우리는 후발주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기술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올 연말쯤이면 품질 면에서는 대등해질 것으로 본다.
▲독점계약을 맺고 판매하던 아담 큐를 이제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아담 측에서 생각보다 높은 가격 인상폭을 제시해서 이 부분을 맞추기 위해 1년 가까이 협상하다 결국 거래를 중단하게 됐다. 그래서 아담 큐를 대체할 상품을 개발하는 중이다. 그 상품 개발은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지금은 최종테스트 단계다. 궁극적으로 아담 큐와 동급인 큐를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자 회사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유니버설코리아 박석준 대표는 "우리나라 큐 제작업체 중에서는 유니버설이 가장 가성비가 괜찮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당구 현장에 오랫동안 몸담았는데, 사업에 뛰어들게된 까닭은.
=선수생활도 했고, 대한당구협회에서도 일한 적 있다. 또 서울연맹 전무, 대한당구연맹 포켓볼 이사를 거쳤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포켓볼 감독을 맡기도 했다. 당구 현장에서 웬만한 일은 다 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형편이 어려운 후배 선수들을 도와주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하기에 연맹 일만으로는 금전적으로 힘들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후배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줬나.
=주로 후원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도움을 줬다. 내 기억이 맞다면 용품업체가 선수들을 집단으로 후원하는 건 우리가 최초 아닌가 싶다. 경기복에 패치를 달고 경기를 치르는 것도 우리가 가장 먼저 했다고 생각한다. (유니버설코리아는 현재 서현민 정영화 임윤미 선수 등을 후원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KBF)과 세계캐롬연맹(UMB)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당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많을 거 같은데.
=KBF UMB 둘 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 UMB는 한국 덕분에 재정적으로 안정됐으면서 한국내 대회 개최 권한까지 가져가겠다는 것은 과욕을 부린거다. KBF의 반발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KBF도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게해서는 안된다. 선수들의 복리후생을 챙겨주면서 UMB에 대응해야 한다. 코줌에 대해서는 동종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은 있으나, 각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을 삼가겠다.
▲평소 당구가 소년체전 종목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하는데.
=당구가 스포츠로 정착되려면 소년체전 종목에 들어가는 게 급선무다. 그렇게 되면 학원스포츠로서의 당구도 활성화되고,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당구를 선입견 없이 접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 학부모 특유의 열성이 더해진다면 활성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당구가 소년체전 종목에 진입하면 한국 당구의 뿌리가 더 단단해지는 것이다.
▲당구 전문 대안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고 들었다.
=당구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 학교에서 훌륭한 선수를 키워낼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선수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코치 등 당구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육성하고 싶다. 지금도 부지를 알아보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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