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볼당구W 메인스폰서 ‘빌플렉스’ 이병규 대표
소매상서 국내 3大 도매상으로 “TV로 상호보고 뿌듯”
“30년 전부터 당구도 골프처럼 저변 확대될 것 예상”
‘최성원 브랜드’ 활용한 장갑‧팁‧초크 등 개인용품 생산
"2017 라볼 3쿠션월드컵" 메인 스폰서 "빌플렉스" 이병규 대표를 MK빌리어드뉴스가 만났다. 소매상부터 출발해 현재 대한민국 굴지의 당구용품유통업체로 성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라볼 3쿠션월드컵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계기는.
=제가 사업을 하며 맺은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다. 물론 적지않은 금액으로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지난해까지 ‘2016 보르도 세계3쿠션선수권’ 1회, ‘호치민 3쿠션월드컵’ 3회씩 스폰서로 참여했다. 메인 스폰서는 이번 라볼월드컵이 처음이다.
▲빌플렉스가 수도권 외 지역 재료상들의 롤모델이라는데.
=과찬의 말씀이다. 10년 전만해도 재료상들의 70%가 서울‧경기 지역에 몰려있었다. 한마디로 수도권 시장을 잡아야 전국구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북 구미의 당구재료 소매점을 거쳐 도매상으로 인정받은 후 꼭 그 시장을 뚫고 싶었다. 고맙게도 그 뜻을 이루었다. 한국 당구용품을 주도하는 유통업체 중 저희 빌플렉스만 유일하게 지방에 연고를 두고 성장했다. (편집자 주=현재 빌플렉스와 국제당구재료(서울), 우리당구재료(안양) 등이 국내 3대 대형 당구용품 업체로 꼽힌다.)
▲빌플렉스의 성공 비결이라면.
=어떤 분야든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터넷 쇼핑이 등장했다. 그때 인천의 당구재료유통사 ‘빌마트’가 홈페이지를 만들고 상품을 온라인으로 팔았다. 초반엔 하루 30여명이 방문했지만 두 달 조금 지나자 월 방문객이 2500명으로 늘었다. 그래서 2005년까지 운영하던 ‘구미당구재료’ 상호명을 빌플렉스로 바꾸면서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빌플렉스는 ‘빌리아드’(당구)와 홀‧광장 등을 뜻하는 ‘플렉스’의 합성어)
"라볼월드컵" 중계방송 상단에 잡힌 "빌플렉스" 로고. (코줌코리아 제공)=3년간 힘들었다. 한 달 기준 100만원 훌쩍 넘는 돈이 홈페이지 운영비, 포털사이트 광고비 등으로 나갔다. 하지만 4년 정도 되니 빌플렉스란 상호가 전국 소매상들에게 퍼져나갔다. 온라인 홍보없이 발로만 뛰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빌플렉스는 수도권에 있지 않아 아마 1년간 고객 2000명도 못 만났을 것이다.
▲당구재료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1980년대 중반, (사)대한당구협회 경북북지회 사무장을 맡으며 지회 재료사업부도 담당하게 됐다. (편집자 주=당시 일부 지방 당구협회 지회들은 마땅한 수익이 없어 협회비로 재료를 구입해 판매하기 위한 재료사업부를 운영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1990년대 중반 구미에 당구재료 소매점을 차렸다. 소매상으로 출발해 10년간 구미를 비롯 김천, 상주 등 이곳저곳에 재료들을 배달했다. 하루 4시간 이상 못 잤던 날도 허다했다. 그러다보니 나중엔 어엿한 도매상으로 인식됐다.
▲빌플렉스가 개인당구용품 시장의 선구자라고 불리던데.
=개인당구용품 시장의 활성화는 30년 전부터 예상한 일이었다. 골프용품도 초기엔 값비쌌지만 나중에 중저가 제품이 계속 등장하지 않았나. 당구시장도 그럴 것으로 봤다. 특히 당구 저변확대로 인해 동호인들이 크게 늘 것 같더라. 그래서 2000년대 들어서기 전부터 초크, 장갑 등 개인당구용품 비중을 늘려갔다. 당구장 대상 거래가 주를 이루던 당시 재료상으로선 신선한 시도였다.
▲현재 취급하는 주요 개인용품은.
=초크, 장갑, 팁 등 개인용품 전품목을 취급한다. 우선 수입품으로는 미국 ‘트웬틴’사의 마스타 초크, 벨기에 ‘살룩’사의 아라미스 당구공, 벨기에 ‘이완시모니스’사의 라사지 등이 있다. 빌플렉스가 이 세계적인 당구용품 메이저 업체들의 한국 에이전트다. 지난해까진 일본 ‘아담’ 브랜드를 가져와 개인용품에 적용,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체 브랜드로는 최성원 선수를 브랜드화 한 장갑, 초크, 그립에 이어ᆢ 최근엔 팁까지 출시했다.
▲‘최성원’ 용품을 만든 배경은.
=빌플렉스로 이름을 바꾸면서 고유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최성원 장갑’을 고안해냈다. 한국에서 제품에 선수이름을 넣어 브랜드화한 사례는 저희가 최초일 것이다. 이것이 초기 빌플렉스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 그게 인연이 돼 지난 달엔 ‘최성원 팁’도 출시했다. 올 초부터 최성원 선수가 직접 검증과정에 참여한 제품으로, 내년엔 ‘최성원 팁 2탄’(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용품 중 미국 일본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있다고.
=‘최성원 초크’는 미국, ‘최성원 팁’은 일본에서 생산된다. 20년 전 포켓용품 수출입사업 등을 위해 해외 여러곳을 다니면서 쌓은 인맥 덕분이다. 생산공장과는 별개로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는 베트남‧일본 등의 해외 당구용품 업체 몇 곳을 거래처로 두고 있다.
▲당구재료 유통업계 종사자로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거래처와 신뢰를 쌓은 과정이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처음 소매점할 때 소매상들에게 재료를 팔면서 이윤이 조금 남기 시작한 기간은 (소매점)10여년 기간중 중 얼마 안 된다. 지방의 일부 생산자(재료생산공장)들도 문제였다. 재료를 사오는 과정에서 돈을 떼이기도 했고, 사람에게 배신당한 적도 많다. 그럼에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더니 차차 우량 거래처들이 생겨났다.
한국 당구용품유통업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병규 대표. =당구유통업계 종사자들이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의견 조율이 실패하면서 무산됐다. 저희 같은 대도매상들에겐 조합이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소규모 유통업자들은 입장이 다르다. 크게 잡아봐야 월 매출 1000만원 채 되지 않은 그들이 생산자와 동등한 입장에 서려면 조합이 꼭 필요하다고 봤다. 당연히 생산자들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을 알지만, 내년에 또 한번 추진해볼 계획이다.
▲지난해엔 경북당구연맹 회장까지 맡게 됐다.
=지난해 8월 대한당구연맹이 통합되면서 바로 회장직을 맡았다. 경북은 재정, 선수층 등 모든 것들이 열악하다. 연맹회장이 된 후 가장 신경쓴 부분은 선수 확보였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김준태(3쿠션), 김보건(포켓볼) 등과 실력있는 동호인을 차례로 연맹 선수로 등록시켰다. 10명 채 안되던 연맹 선수가 현재 17명으로 늘었다. 다음 목표는 이들을 도 체육회 연봉받는 선수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계속 체육회 관계자와 만나 설득하고 있다.
▲유통업으로 돌아와서, 대도매상을 꿈꾸는 소매상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인내심을 갖고 멀리, 크게 보라고 하고 싶다. 저는 소매점 시절까지 합치면 인고의 세월이 15년이나 된다. 인정받게 된 건 7년전부터다. 그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저희 홈페이지가 좋은 예다. 홈페이지 개설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홍보와 소매. 대도매상으로 도약하려면 소매는 버려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지금은 과감히 홈페이지 운영에서 손을 뗐다.
또한 정직, 의리를 모토로 사업에 임하길 바란다. 거래처와의 계약과 관련된 부분에서 쌍방간에 형성된 신용을 지키라는 말이다. 저는 그 신념을 지금껏 지켜왔다. 물론 적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들 대부분이 아군으로 돌아섰다.
▲앞으로 목표는.
=당구가 제게 선물해준 것들이 많다. 그걸 되갚아주고 싶다. 대회를 후원하든, 소매상을 이끌어주든 방식은 다양하다. 그리고 소매상들이 ‘빌플렉스와 거래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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