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때 TV 데뷔, 22살 때 국내 랭킹 1위올라 “보다 많은 사람이 포켓볼의 묘미 알았으면...”
기사입력:2017.10.04 07:00:06
최종수정:2017.10.04 08:17:31
‘당구신동’하면 조명우가 생각나는 요즘, 30년 전부터 당구신동으로 주목받은 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유승우다. 9월 현재 포켓볼 남자 국내랭킹 1위. 이미 우승 경험이 많지만 지난 8월 춘천 대한당구연맹회장배에서 우승컵을 들었을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서울 방배동 재클린 풀 클럽과 근처 카페로 장소를 옮겨가며 유승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원조 ‘당구신동’ 포켓볼 유승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당구 그리고 포켓볼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당구신동’ 유승우 TV 데뷔는 3살
유승우(33)는 3살 때부터 TV에 ‘당구신동’으로 소개됐다. “만 2살 때라고 하더라고요. 아빠 따라 당구장 가서 큐를 잡아본 거죠.” 이때가 1987년 즈음이다. 지금이야 학생들도 당구를 배울 수 있고, 대회에도 학생부 경기가 따로 있지만,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당시 대전당구연맹 그리고 대한당구연맹에서 활동하던 유한상 원로가 유승우 선수 아버지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당구장에 선수들이 많이 왔죠. 그 선수들 통해서 많이 배웠고 그러다가 ‘당구신동’으로 방송도 나오고 했는데, 완전 옛날이죠. 하하” 유승우는 오래된 명함 하나를 꺼내서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1989년 스포츠대한 표지촬영’이라는 문구와 작은 꼬마가 큐를 들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당구의 신동…1천 점 치는 묘기에 갈채’ 사진 위에 적힌 글도 이목을 끌었다. “초등학생 그리고 고등학생 때 까지 방송 출연을 했던 것 같아요. ‘생방송 화제집중’에도 나왔었죠.”
▲국내 톱 랭커지만…“슬럼프도 꽤 자주”
유승우가 3쿠션이 아닌 포켓볼을 선택하게 된 것은 초등 4~5학년 때 즈음이다. “아버지가 포켓볼 세계시장이 훨씬 넓으니 포켓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을 하셨죠. 그렇게 해서 포켓볼을 시작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첫 전국대회 우승은 스무 살도 전이었다. “19살 때 3월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고 그 뒤에 바로 SBS 당구대제전에서도 우승해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어떤 전국대회 우승이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나네요.” 이후 유승우는 국내 남자 포켓 최강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며 10년 넘게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꽤 이른 나이인 22살 때 처음 국내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2~3년 동안 랭킹 1위 자리를 지킨 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상위 랭킹을 계속 유지하긴 했지만, 슬럼프도 자주 있었던 편”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지난 춘천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우승때 눈시울을 적셨던 것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
그 우승은 작년 11월 대한체육회장배 이후 8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대한체육회장배 우승 이후)한동안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부모님과 저를 응원하고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그래서 저도 모르게 감정이 벅차올랐습니다.”
서울 방배동 재클린 풀 클럽에서 연습경기를 하고 있는 유승우.
▲“훈련에 요령은 없어”…“당구는 이론적으로 접근한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겪는 슬럼프. 과연 그는 어떻게 극복할까.
“다른 방법이 없는 거 같아요. 어떤 스포츠도 그렇지만 요령을 부리면 안 되죠. 결국, 선수 스스로 반복 훈련을 통해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승우는 특히 자신은 당구를 이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많은 사람이 당구를 치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해요. 근데 저는 먼저 이론적 부분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에요.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따져보고 그 원인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 찾아 나가죠. 그리고 거기서 조금씩 응용하다 보면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돼요” 이런 자신의 당구 스타일이 아버지가 모은 많은 당구 관련 원서가 밑바탕이 됐다며 부연 설명했다.
▲“14년간 꿈꿔온 세계랭킹 1위”
유승우는 국내 톱 랭커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초청 경기에서 4강에 든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에요. 일반 대회에서는 16강이 최고였던 것 같아요.”
그는 “많은 사람이 포켓 인프라, 동호인 수 차이 때문에 해외 선수들과 경쟁력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해외 선수와 실력 차이는 미미한 편이다. 국제대회 경험을 많이 쌓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우는 “지난 14년간 꿈은 포켓볼 세계챔피언과 더불어 세계랭킹 1위를 달성하는 것이었습니다”며 “앞으로 국제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승우의 연습경기가 끝난 후 추가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이 포켓볼의 재미를 알게 됐으면”
한국 당구는 사실상 3쿠션의 독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10월 ‘2017 구리 국제 9볼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도 하지만 현재 상황에 대해선 냉정하게 평가했다.
“차유람이 TV와 언론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죠. 저는 그때 포켓 붐이 일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포켓볼 선수인 차유람을 초청해서 3쿠션 이벤트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할 말을 잃었죠.”
유승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켓볼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구장을 가면 대부분 4구를 치죠. 포켓볼 테이블이 있는 당구장을 찾기도 어렵고요.” 4구를 접하고 3쿠션을 치면서 당구에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포켓볼은 그런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포켓볼의 재미를 느낄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로 2시간 동안의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원조 ‘당구신동’ 포켓볼 유승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당구 그리고 포켓볼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원조 ‘당구신동’ 포켓볼 유승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당구 그리고 포켓볼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