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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당구경기서 선수끼리 항의에 삿대질…무슨일이?

[프로당구PBA 드림투어 4차전] 김기혁-진이섭 8강전
김기혁 “공격할 때마다 상대가 한숨…고의로 느껴져”
진이섭 “경기 안풀려 작게 되뇌인 것…심판 주의도 없어”
PBA “사태 심각…징계위 열어 두 선수 징계 논의 계획‘

  • 기사입력:2019.11.02 07:00:02
  • 최종수정:2019.11.02 1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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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TV와 유튜브로 생중계된 프로당구(PBA) 경기서 선수끼리 항의와 삿대질이 오가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경기인 "PBA 드림투어 4차전" 8강전 김기혁과 진이섭이 뱅킹하고있다.(사진=빌리어즈TV중계화면 캡쳐)
[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TV와 유튜브로 생중계된 프로당구(PBA) 경기서 선수끼리 항의와 삿대질이 오가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경기는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금천구 빌리어즈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테이블 PBA드림투어 4차전’ 김기혁(37)-진이섭(50) 8강전이다. 이날 경기는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결승 길목에서 마지막 4강 진출자를 결정짓는 경기였다. 더욱이 빌리어즈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두 선수 신경전과 삿대질이 고스란히 노출돼 당구팬의 비난이 쏟아졌다. PBA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징계를 논의하고 재발방지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당시 상황 및 두 선수의 입장, PBA 대응 등을 정리해봤다.

◆대체 그날 무슨 일이? 3세트에 첫번째 상황…경기 끝나고 악수도 안해

논란이 된 경기(10월29일 밤)는 5전3선승 15점(마지막이닝은 11점) 세트제 경기였다. 초반 2세트는 진이섭이 15:13(12이닝), 15:6(11이닝)으로 가져갔다.

첫 번째 상황은 3세트 1이닝에 불거졌다. 진이섭이 1이닝서 2득점한 후 맞은 김기혁의 후구공격. 김기혁은 옆돌리기로 1득점했으나 비교적 손쉬운 제각돌리기를 놓쳤다. 그런데 대기석으로 가던 김기혁이 불만을 토로했다. “아까부터 계속…(한숨쉬시고)”. 김기혁이 문제삼은건 ‘소음’이었다. 진이섭은 김기혁의 첫번째 공격때 비스켓을 먹었고, 두 번째 공격때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TV화면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이후 심판이 진이섭에게 설명했고, 진이섭이 김기섭에게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3세트는 진이섭이 12:5로 앞서가다 7이닝째 터진 김기혁의 하이런 10점에 12:15로 역전패했다. 세트스코어 2:1 진이섭 리드.

두 번째 상황은 4세트에서 터졌다. 4:3으로 앞서가던 김기혁이 4이닝째 첫 번째 공격을 성공, 5:3을 만들었다. 이어 빈쿠션 공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자리로 가면서 “왜 그러시냐”고 재차 불만을 토로했다. 진이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4세트는 김기혁 공격이 살아나면서 15:3 김기혁 승.

세트스코어 2:2에서 맞은 5세트. 두 선수는 접전을 펼쳤으나 10이닝째 김기혁의 빈쿠션 공격이 성공하면서 11:8로 김기혁이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가던 김기혁이 3:2로 뒤집으며 4강행 티켓을 딴 것.

이때 세 번째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두 선수는 악수하지 않고 신경전을 벌였다. 진이섭은 손을 들어가며 뭔가 설명했고, 김기혁도 맞받아쳤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생중계됐고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비판과 비난을 퍼부었다.

◆김기혁 진이섭 두 선수 얘기 들어보니

◇김기혁=진이섭 선수가 1, 2세트를 잘하셨다.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잘 풀어가셨다. 저로선 경기가 잘 안풀려 예민한 와중이었다. 그런데 제가 샷을 위해 엎드렸을 때만 한숨을 쉬시고 혼잣말을 하시더라. 상황이 계속 반복돼 참다가 결국 직접 항의했다. 물론 경기가 안풀리면 한숨을 쉴 수도 있다. 경기 중 초코바나 비스켓을 먹는 선수들도 있기에 이해한다. 그렇지만 숨소리까지 들리는 스튜디오 안이었고 1차 항의를 했음에도 (소음이)계속됐기에 고의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저도 잘못했다. 심판을 통해 정식으로 항의를 했어야 했는데, 프로답게 대처하지 못했다. 많은 당구팬들이 지켜보셨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죄송할 따름이다. 다음부터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진이섭=선수생활 30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한숨 쉰건 경기가 안풀려 스스로 작게 되뇌었던 것이다. 비스켓은 당이 떨어져 먹었고, 특히 소리나지 않게 주의했다. 처음 김기혁 선수가 직접 항의했을 땐 당황스러웠지만 곧바로 사과했고, 이후엔 더 신경썼다. 그런데도 또다시 나에게 직접 항의하더라. 견제하기 위해 그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판도 나에게 주의를 주거나 제재하지 않았다. 심판 역시 플레이에 방해될 만큼 큰 소음이라고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의는 심판을 통해서 해야하는데, 직접 했다. 화가 많이 났지만 정말 큰 방송사고 날까봐 이를 악물고 참았다. 경기가 끝난 후 심판도 퇴장했고, 방송이 종료됐다고 생각해 경기중 화났던 부분을 김기혁 선수에게 설명하려 했는데, 그런 과정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됐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당구팬들과 지켜보는 시청자들께 좋지않은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스럽다. 이번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당시 심판 생각은? PBA “이르면 7일 징계위 개최”

◇심판=작은 소음에도 예민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따라서 선수 행동을 제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심판입장에선 주의를 준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해당 경기에서 김기혁 선수가 정식으로 심판에게 항의하지 않고 직접 상대선수에게 항의한 건 맞다. 3세트 때 진이섭 선수가 상황을 몰라 설명했고, 4세트에도 똑같이 설명했다.

◇PBA “사태 심각…징계 검토”

PBA는 생중계 도중 벌어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논란을 일으킨 두 선수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PBA는 이르면 다음주 목요일(7일)까지 각 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징계위원회를 개최, 징계 및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PBA에 따르면 두 선수에 대한 징계 수위는 최소 ‘벌금 및 랭킹 포인트삭감’에서 최대 ‘대회 출전정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PBA 안진환 심판위원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선수간 ‘존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소양교육을 마련하겠다”면서 “심판이 적절히 중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심판위 차원에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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