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在野고수]⑦정재석 "4큐만에 40점 친적 있죠"
클럽서 10-10-4-16점 애버리지 10
당구경력 30년 선수급 실력…‘광주 동호인 1번’
최근 대구캐롬연합회장배 우승…본선 애버 1.750
“(김)제신 (정)재권 (안)광준은 맞수이자 형동생 사이”
당구계 숨은 동호인 고수를 찾아 소개하는 MK빌리어드뉴스의 "재야고수" 시리즈. 일곱번째 주인공은 최근 111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제8회 대구캐롬연합회장배’ 정상에 오른 정재석(광주 그냥‧사진) 동호인이다. (사진=정재석 동호인 제공)그의 정체가 궁금했다. “(정)재석 형님요? 광주 동호인 1번 선수이자,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고수죠.” 광주지역 15개 동호회 연합인 ‘광주 캐롬3쿠션 동호인클럽연합회’ 최찬현 회장의 설명이다.
수지 40점의 정재석 동호인은 ‘선수급 아마추어’로 유명하다. 그와 같은 수지의 동호인은 지난달 ‘빌마트퓨리배’ 우승자 안광준(땡Q), ‘대전 넘버원’ 정재권(프롬) 등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힐 정도.
이 가운데 정 동호인은 ‘대구캐롬연합회장배’ 2회 우승(2019‧2015), ‘서천 한산모시배’ 우승(2013)을 비롯, ‘제5회 동두천시장배 3쿠션 오픈’(2018) ‘제1회 매경닷컴배 전국 직장대항 당구대회’(2015‧남도정보통신팀) 준우승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입상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당구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광주에서 클럽(광주 광산구 그냥당구장)을 운영하면서 공을 치고 있는 동호인이다. 당구는 18살 때 4구로 시작해 2년만에 400점 채웠고, 이후 3쿠션으로 전향해 30년 가까이 치고 있다. 국제식 대대는 10여년 전 처음 접했다. 현재 수지는 40점이다.
최근 열린 "제8회 대구캐롬연합회장배" 본선 5경기에서 정재석 동호인이 기록한 평균(32강~결승) 애버리지는 1.750이나 된다. 하지만 그는 "연습게임에선 애버리지 10도 쳐봤다"고 말했다. 사진은 "대구캐롬연합회장배"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는 정재석 동호인(왼쪽)과 하수보 대구캐롬연합회장. (사진=홍종성 김치빌리어드 과장)=고수까진 아니다. 하하. 함께 공치는 지인들이 불러주는 말이다. 사실 38살 때까지 10년 넘게 광주는 물론 여러 지역 당구장을 돌며 공을 쳤다. 부끄럽지만 소위 말하는 ‘내기 당구’였다. 나가는 족족 이기니 그렇게 불러주곤 했다. 그러다 당구 붐과 함께 전국적으로 동호인 대회가 많이 생겨났고, 39~40살때부터 자연스럽게 각종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운 좋게 시상대에도 여러번 올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꼽는다면.
=우선 남도정보통신에서 (현장설치업무)팀장으로 일할 때 참가한 ‘매경배 직장인당구대회’다. 직장 형님(김영식씨)과 팀을 이뤄 결승까지 올랐는데, 코레일팀에 13:20으로 패했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연승을 거두었던 터라 굉장히 아쉬웠다. 다음은 두 번 우승한 대구캐롬연합회장배다. 2015년 결승에선 전국에서 손꼽히는 실력파 동생 (김)제신이를 꺾었고, 최근 대회에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대회 16강전선 또다른 강자 (정)재권이에게 28:14(16이닝)로 승리했다. 초구를 놓치는 등 초반 부진하다가 얻은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하지만, 제신이 재권이 (안)광준이 등 동생들과는 경기장 밖에선 함께 식사하고 소주 한잔 기울이는 친한 형동생 사이다.
▲최근 대구캐롬연합회장배에서 본선(5경기) 평균 애버리지 1.750을 기록했다. 동호인 대회에선 보기 드문 기록이다.
=그런가. 사실 저희 클럽에서 손님들과 경기 하면 2점대 애버리지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좋은 기록이란건 알지만, 대단한 기록인줄은 잘 모르겠다. 연습경기지만, 작년엔 ‘애버리지 10’도 친 적 있다. 상대는 저와 경기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저희 클럽(그냥 당구클럽)에 온 분이었다. 그전에도 몇 번 와서 겨룬 적 있는데, 그날은 제가 10점 10점 4점 16점을 차례로 쳤다. 4큐만에 경기가 끝나버렸다. 하하.
▲그런데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전까진 ‘중대의 왕’이란 소리도 들었다던데.
=제가 클럽에서 경기할 땐 경기용 테이블이 거의 중대였다. 대대가 드물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식대회에 나가니 중대는 없고, 전부 대대더라. 당시 적응이 덜돼 한동안 ‘1탈’(1회전 탈락)을 많이 했다. 그러자 일부에서 “중대에서만 왕이냐”는 등 비아냥이 들려왔다. 이후 점차 대대에 적응해 감각을 끌어올렸고, 2013년 서천 한산모시배에서 개인전 우승과 단체전 준우승을 거뒀다. 그러니 주변에서 “역시…”라고 하더라. 뿌듯했다.
"20살 때 이후로 누구한테 당구에 대해 물어본 적 없어요" 정재석 동호인은 18살때 4구로 당구를 시작, 2년후부터 3쿠션으로 전향해 30년 가까이 공을 치고 있다. 이런 그에게 스승은 없었다. 아울러 그는 여러 책을 보며 홀로 정립한 당구이론을 동호인들에게 알려주는 한편, 실전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정재석 동호인 제공)
=예전부터 공을 가르쳐달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회에서 성적을 내니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더라. 공만 쳐왔지 설명에는 젬병이었다. 그래서 우선 책을 통해 이론을 공부하고 배운 내용을 제게 맞춰 습득했다. 그렇게 저만의 당구이론을 정립해 다른 동호인들이 질문해 올 때는 물론 실전에서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
▲당구를 배운 스승은 없었나.
=없다. 조금 쑥스럽지만, 3쿠션으로 전향한 20살 때 이후로 누구한테 당구에 대해 물어본 적 없다. 알려준 적은 많아도, 하하.
▲하이런 기록과 사용하는 큐는.
=하이런 기록은 25점이고, 큐는 아담 조몬 크로스버터를 사용한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특별한 건 아니지만, 빈쿠션 샷이 가미된 예술구성 샷을 좋아한다.
▲선수등록할 생각이 없나.
=이 나이에 무슨. 사실 10여년 전 광주연맹 선수로 잠깐(한달여) 뛰다 개인 사정으로 그만둔 적 있다. 그 이후 선수는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처럼 클럽 운영하면서 아내와 12살된 딸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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