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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가르쳐달라" 3년만에 고교정상 오른 시흥고 권민수

최근 열린 ‘제9회 황득희배경기도대회’ 고등부 우승
고1때 무턱태고 시흥연맹 찾아가 “당구선수 되고싶다”
완강히 반대하던 부모님, 이젠 대견해 하며 응원
롤모델은 이충복…“슈퍼컵 우승 (조)건휘형 멋졌어요"

  • 기사입력:2019.01.23 11:36:35
  • 최종수정:2019.01.23 11: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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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무턱대고 연맹을 찾아가 "당구 가르쳐달라"던 고교 1학년 학생이 3년만에 고교3쿠션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제9회 황득희배 경기도당생당구대회` 고등부 3쿠션 우승자 권민수(경기 시흥고3) 군이다. 현 시흥당구연맹 선수인 권 군은 "올해 고등학교 졸업하는데, 마지막 학생부 대회에서 우승까지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함상준 경기도당구연맹 행정총괄국장)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무턱대고 연맹을 찾아가 "당구 가르쳐달라"던 고교 1학년 학생이 3년만에 고교3쿠션 우승을 차지했다. 바로 경기 시흥고 3학년 권민수 군이다. 권군은 최근 열린 ‘제9회 황득희배 경기도학생당구대회’ 고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권군은 결승에서 송인관(수원 수성고)을 15:7(20이닝)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도 털어냈다.

부모님 반대를 무릎 쓰고, 직접 연맹까지 찾아가 당구선수가 됐다는 권군의 얘기를 들어봤다.

▲학생선수로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그렇다. 제게 뜻깊은 대회로 남을 것 같다. 특히 작년 황득희배에서 준우승(결승서 고준서에 15:12로 패)에 그친 아쉬움도 털어내 더 기뻤다. 2차 승부치기까지 갔던 (강)은준이와의 4강전이 고비였는데, 잘 극복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번 우승을 누가 가장 기뻐했나.

=아무래도 부모님이다. 고1때(2016년) 당구선수 꿈을 처음 품었는데, 부모님께서 완강하게 반대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대견해 하시며 열렬히 응원해주신다.

▲부모님이 당구선수를 반대한 이유는.

=사실 당구에 앞서 탁구를 배우다 그만둔 경험이 있다. 아마 당구도 탁구처럼 쉽게 그만둘까봐 걱정하신 것 같다. 특히 경찰공무원이신 아버지는 더더욱 (당구선수 도전을)이해 못하셨다. 하지만 (당구선수를 하겠다는)제 의지가 워낙 강했다. 두달간의 끈질긴 설득 끝에 부모님이 결국 제 손을 들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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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실력과 인정을 갖춘 당구선수가 되고싶어요" 올해부터 일반부(성인부) 선수로 뛰는 권민수 군에게 선수로서의 각오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사진은 최근 `제9회 황득희배 경기도학생당구대회` 시상식 후, 황득희 선수(왼쪽)와 기념촬영 하고 있는 권민수 군. (사진=함상준 경기도당구연맹 행정총괄국장)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했나.

=행동으로 보여드렸다. 2016년 어느날, 혼자 시흥시 한 클럽(경기도 시흥시 탑클래스당구장)을 무작정 찾아가 ‘선수되고 싶다, 당구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시흥당구연맹 관계자와 선수들이 있는 클럽이었다. 이후 저와 부모님 사정을 들은 김종근 시흥당구연맹 회장님이 “2주만 클럽에 나와보고 (당구를 제대로 배워볼지)결정하라”고 하셨다.

그뒤로 일주일 동안 하교 후 밤 12시까지 그 당구장에서 실컷 공을 쳤다. 그러자 회장님이 제 진심을 알아주셨는지 부모님께 ‘민수를 키워보겠다’고 하셨다. 뛸 듯이 기뻤다. 부모님도 그때부터 저를 믿어주셨다. 이런 인연으로 2016년 말에 시흥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했다.

▲선수등록 후 참가한 대회에서 2살 형인 조명우(21살) 선수에게 여러번 완패했다고.

=(조)명우형과 학생부 경기서 세 번 붙었는데, 15:1, 15:3, 20:5로 모두 완패했다. 패배는 아쉽지만, 대결할 때마다 명우 형이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걸 느꼈다. 보고 배우기도 하고. 하하. 1살 동생인 (김)도헌(매탄고2)이도 대회에서 자주 붙었다. 작년 2월엔 도대회(시흥시장배 경기도 3쿠션챌린져 고등부) 결승에서 만나 제가 승리해 우승했다. 하하.

▲같은 시흥당구연맹 소속 이충복 선수가 롤모델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대장님(권민수가 이충복을 부르는 호칭)에게 지금까지 1년 넘게 공을 배웠다. 선수데뷔 전부터 대장님 팬이었는데, 같은 연맹에서 공을 배우게 될줄이야.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제 성인부(일반부) 선수로 뛰게 된다. 각오가 있다면.

=최근 시흥연맹에서 서울연맹으로 이적한 (조)건휘 형과 친하다. 작년 ‘슈퍼컵3쿠션’ 우승하던 형이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 하하. 저도 열심히 노력하면 건휘 형처럼 좋은 결실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 아울러 인성까지 갖춘 당구선수가 되고 싶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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