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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당구할머니 “내가 당구에 빠질줄 알았나”

고양시장배 어르신당구대회 우승 이숙자
남편권유로 당구 시작, 4구 200점 수준
4년전부터 당구연맹 공인심판으로 활동중
작년 ‘구리국제포켓대회’ 16강戰 심판도 맡아

  • 기사입력:2018.10.31 11:45:21
  • 최종수정:2018.11.01 10: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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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당구심판"으로도 활동중인 이숙자(71) 할머니가 ‘제5회 고양시장배 어르신당구대회’ 뉴8볼(볼 번호순서 상관없이 8개 볼을 포켓에 넣는 포켓볼 경기)부문 우승을 차지했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행정총괄국장)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평범한 60대 할머니가 뒤늦게 당구에 빠져든 이야기를 담은 TV 단막극 ‘낫플레이드’(tvN). 어쩌면 이 드라마는 이숙자(71) 씨를 모델로 했을지도 모른다.

이 씨는 최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제5회 고양시장배 어르신당구대회’ 뉴8볼(볼 번호순서 상관없이 8개 볼을 포켓에 넣는 포켓볼 경기)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수도권 60세 이상 당구인 200여 명이 참가한 대회였다.

이 대회를 비롯 그간 많은 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한 이 씨는 경기도 대표 시니어선수로 통한다. 10여년 전 남편 권유로 큐를 잡은 뒤 당구에 푹 빠졌고, 4년 전부턴 대한당구연맹 심판으로 활약 중이다. 이런 이 씨에게 노년의 당구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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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해 열린 "국리국제포켓볼대회" 16강서 심판을 보고 있는 이숙자 할머니. .(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행정총괄국장)
▲고양시장배 당구대회가 본인에게 특별한 대회라고 들었다.

=수도권서 당구치는 시니어들이 거의 다 모이는 대회다. 경기도 경기지만, 그 사람들과 만난다는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 이번 대회 8강과 준결승 상대는 ‘생활체육 대축전’(생활체육 전국체전격의 대회)서 만났던 사이다. 고양시장배 우승? 올해까지 3번 해봤다.

▲어떻게 당구를 시작하게 됐나.

=10년 전인가, 당구 좋아하는 남편이 당구를 취미로 함께 하자고 해서 시작했다. 집 근처 덕양구노인복지관 당구교실서 양순이 선생님(대한당구연맹 이사)을 만나 배웠다.

▲하루에 당구를 즐기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

=보통 하루 2시간 정도 친다. 1주일에 하루는 복지관 당구수업에 나가고, 수업 없을 땐 당구장에 가서 남편과 4구를 즐긴다. 처음엔 4구 300점인 남편의 당구실력이 훨씬 좋았지만, 지금은 나도 200점으로 바짝 쫓아왔다. 포켓볼은 (남편보다)내가 더 낫다. 하하. 그 힘들다는 런아웃(포켓볼 경기에서 한 차례 공격에 모든 볼을 포켓에 집어 넣는 것)도 지금까지 정식 경기에서 네 번 해봤다.

▲다른 시니어들을 코치하기도 한다고.

=기초적인 것들이다. 포켓볼과 캐롬종목의 기본 룰, 큐 잡는법 등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내가 터득한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포켓볼은 포팅도 중요하지만, 이후 공격을 가능케 하는 포지션 플레이 역시 중요하다. 공의 배치에 따른 당점, 타격 후 볼이 서야하는 위치 등을 설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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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숙자 할머니(왼쪽 두번째)가 ‘제5회 고양시장배 어르신당구대회’ 뉴8볼 우승 시상식 후 대한당구연맹 임윤수 학교체육위원장 및 입상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행정총괄국장)


▲4년 전부터 대한당구연맹 공인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냥 당구가 좋아져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생활체육대회 심판을 보다가, 2년여 전부터 선수부 대회 시합에도 투입됐다.

▲심판 본 경기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는다면.

=작년 구리국제포켓볼대회 16강전이다. 국제대회 본선서, 우리나라 선수도 아닌 미국과 대만선수의 경기에 투입되니 무척 떨리더라. 다리가 후들후들 거릴 정도로. 오만 걱정을 다한 경기였지만, 실수없이 끝냈다. 천만다행이다. 하하. 그런데 심판활동은 남편 건강상의 문제로 작년 11월부터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완전 정지가 아닌 일종의 ‘휴식기’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복귀할거다.

▲평소 다른 시니어들에게 당구를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고 들었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당구다. 또 공치면서 친구 인연도 맺고, 얼마나 좋은가. 평생 큐 한번 안잡아본 내가 당구에 이렇게 빠질줄 누가 알았을까. 이젠 남편과 해외여행 가더라도 현지에서 당구장을 찾아갈 정도다. 다른 시니어들에게 그간 대회에서 입상해 받은 큐를 선물로 주면서 당구를 권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많은 시니어들이 당구의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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