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임정완 “(조)명우와 약속대로 준결승에”
대한당구연맹회장배 공동3위…전국대회 첫 입상
‘고 김경률 스승’ 김정규씨 만나 2006년 선수데뷔
선수데뷔 13년차 임정완(서울연맹)이 최근 열린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 3쿠션 공동3위에 올랐다. 대한당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생애 첫 입상"을 거둔 그는 MK빌리어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고생이 보상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그 중 ‘전국대회 첫 출전’에 우승까지 한 고상운(성남연맹‧국내30위)이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하지만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준우승’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3위)를 비롯, 공동3위 강인원(충북‧25위)은 유럽(독일‧네덜란드) 당구리그에서 복귀후, 임정완은 ‘생애 첫 전국대회 4강’에 올라 그에 못잖은 주목을 받았다. 임정완(47)은 ‘고 김경률의 스승’ 김정규 씨(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의 눈에 띄어 2006년 당구선수가 됐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그의 클럽(뉴코리아당구클럽)에서 그를 만났다.
▲이번에 춘천에서 ‘전국대회 첫 입상’했는데.
=2014년에 전국급 대회에서 입상한 경험은 있다. ‘하림배 서울 3쿠션오픈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당시 우승은 조재호). 하지만 선수들만 출전하는 전국대회 입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크게 기쁠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덤덤하더라. 대신 그간 고생들을 보상받았단 생각에 속으로 많이 뿌듯했다. 12년간 선수로 뛰면서 ‘언젠 한번 시상대에 서볼까’라고 막연한 기대를 하며 공을 쳤는데 그걸 이루어냈다.
▲조명우와의 대한당구연맹회장배 4강전을 돌아보겠다. 전반전이 끝난 5이닝째에 무려 19점차(28:9)로 앞서다 후반전에 역전패(32:40) 했다. 아쉬움이 클 것 같은데.
=물론 아쉽다. 전반전 끝내고 휴식시간에 ‘(조)명우의 추격’을 예상하고 대비했어야 했다. 그정도 점수라도 충분히 쫓아올 수 있는 선수란걸 왜 생각못했는지. 후반전 들어 8이닝에 동점(28:28), 12이닝에 역전(31:29)을 허용하자 멘탈이 흔들리더라. 타임아웃 써야할 상황에서도 조급한 마음에 그냥 지나갔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탓이다.
(임정완은 이번 대회에 앞서 조명우로부터 “삼촌, TV중계되는 경기(준결승 혹은 결승)에서 만나요”란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땐 명우와 4강에서 대결할 줄 꿈에도 몰랐다”며 웃었다.)
"명우가 준결승 혹은 결승에서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임정완은 이번대회에 앞서 "후배" 조명우로부터 "삼촌, TV중계대회는 경기(준결승, 결승)에서 만나요"란 말에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고 했다. 그는 "정말 준결승에서 명우와 만날 줄은 몰랐다"며 웃어 보였다. 대한당구연맹회장배 4강전 직후, 조명우와 임정완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진땀승리’였다. 긴장을 참 많이 한 경기였다. 경기종반엔 팔까지 내 맘대로 잘 안움직이더라. 운이 좋아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당구연맹회장배 공동3위 입상 후 축하도 많이 받았다고 하던데.
=이 클럽(뉴코리아당구클럽) 회원들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축하해줬다. 심지어 지금(17일)도 축하연락은 계속되고 있다. 그중엔 고등학교 졸업 후 27년간 연락이 끊긴 친구로부터 받은 전화도 있었다. 반갑고 고마웠다.
▲나이(47세)에 비해 당구선수로 뛴 경력은 짧은 편이다. 언제 선수로 데뷔했나.
=(김)정규 형님(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 덕분이다. 사실 현재 제가 운영 중인 이 클럽을 처음엔 손님으로 왔었다. 2005년 쯤이다. 그러면서 국제식 대대를 처음 접했고, ‘똘이형님’(김정규 씨)도 그때 만났다. 그 형님이 제게 “(이)상천 형님처럼 감각이 좋다”고 해 당구선수를 처음 생각해봤다. 그리고 이듬해(2006년 2월) 서울당구연맹이 개최한 대회에서 준우승하며 선수등록 자격(4강이상 진출자)을 따내 당구선수가 됐다.
▲하지만 선수데뷔 후 2008년까지 출전한 대회가 손에 꼽는다고.
=당시 가족들과 함께 중국에서 항공물류 사업과 관련한 일을 했다. 선수로 뛸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다 2008년에 우연히 한국에 들어와 ‘수원 3쿠션월드컵 선발전’이 열린다고 해 참가했는데, 덜컥 출전권을 따냈다. 또 월드컵 무대에선 예선1차(PPPQ라운드)부터 출발해 마지막 예선(Q라운드)까지 갔다. Q라운드서 만난 상대가 터키의 초클루였다. 결과는 참패였다. 초클루가 모든 세트를 4~5이닝만에 끝내더라(당시 3쿠션월드컵은 5전 3승 세트제로 진행, 1세트 15점 경기). 그런데 그 경기가 TV로 중계됐다. 비록 패했지만 당구로 TV까지 나온 아들을 보고 부모님이 제 ‘당구선수의 길’을 응원해 주기로 했다. 그러면서 제 연습장이자 일터로 삼기 위해 이 뉴코리아당구클럽을 인수했다.
(뉴코리아당구클럽은 수많은 3쿠션 동호인들에게 의미있는 장소로 기억된다. 국제식 대대가 흔치않던 2003년에 과감하게 ‘국제식 대대 전용 구장’으로 오픈, 국내 3쿠션 보급화의 산실 역할을 했다)
임정완과의 인터뷰는 그가 운영하는 뉴코리아당구클럽(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클럽 중앙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정완. =당연히 시상대 맨 꼭대기다. 하하. 또다른 목표는 3쿠션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것이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다른나라에서 열리는 ‘3쿠션월드컵’에 출전중인데, 아직까지도 최고성적은 Q라운드 진출(2008년 수원, 2016년 라불, 올해 4월 안탈리아)에 머물러 있다. 가능성이 적을지 몰라도 힘이 닿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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