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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당구강국 베트남]①전국에 8,000여개 클럽 성업

호치민에만 1,000여개…시간당 2,800~3,700원 韓25% 정도
‘호치민월드컵 우승’ 쩐꾸엣찌엔은 ‘당구 스타이자 우상’
4~6대 중소형 클럽 다수…20대 넘는 고급 대형클럽도 등장
한국식 ‘패자는 카운터로’문화…물과 음료수는 유료

  • 기사입력:2018.06.11 15:18:06
  • 최종수정:2018.06.11 15: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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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신흥 당구강국" 베트남의 비상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한 당구인구 저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MK빌리어드뉴스가 현 베트남 3쿠션 강세의 근간이 된 호치민의 당구장을 직접 찾아봤다. 지난 5월 열린 "호치민3쿠션월드컵" 우승자인 쩐 꾸엣 찌엔(베트남)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호치민시 소재 클럽(쩐 꾸엣 찌엔 클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편집자주] 베트남이 ‘신흥 당구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UMB(세계캐롬연맹) 랭킹 20위 내에 4명의 베트남 선수가 랭크됐고, 지난 달 열린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선 베트남 첫 ‘월드컵 챔프’(쩐 꾸엣 찌엔)도 나왔다. VBSF(베트남 당구‧스누커 연맹)가 20년간 선수를 발굴했고, 정부는 선수들에게 월급을 주며 일궈낸 결과다. 이 같은 베트남 당구의 ‘비상’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한 당구인구 저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베트남 3쿠션 강세의 근간이 된 호치민 당구장을 MK빌리어드뉴스가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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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위로는 중국에서 아래로는 남중국해까지 길게 뻗은 베트남은 북부는 수도 하노이시, 중부는 관광지로 유명한 다낭시, 남부는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들 주요 도시마다 각각 문화와 유행의 흐름도 조금씩 다른데, 지역별로 선호하는 당구종목도 다르다. 북부에선 포켓볼, 남부에선 캐롬(1쿠션, 3쿠션)종목을 선호한다. 이 가운데 호치민은 베트남 캐롬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VBSF에 따르면 현재 호치민에서 영업중인 당구장은 1000여 곳. 베트남 전체 당구장(8000여곳)에 12.5%에 달하는 숫자다. 이 클럽들이 전문선수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의 연습장이자 일터로, 동호인들에겐 생활스포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등록선수는 100여명에 동호인수는 1만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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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호치민시 10군(Quận 10)에 오픈한 ‘카우 락 보 빌리아드 336’에서 일하는 한 여성 종업원이 기자의 요청을 받고 샷 시범을 보이고 있다. 올해 스무살이라는 이 종업원은 "주로 포켓볼을 즐기고, 캐롬종목은 1쿠션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카우 락 보 빌리아드 336’에는 이와 같은 여성 종업원 5명이 일하고 있었다.
◇당구장 1시간 2800원, 영화표 ‘절반’ 가격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치민의 풍경은 한국의 1980~90년대 도심지를 보는 듯하다. 시의 최대 번화가인 1군(Quận 1)에는 현대식 고층건물이 몰려 있지만, 1군을 조금만 벗어나면 1~2층의 상가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호치민 1군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인 빈탄(Bình Thạnh)군. 2층 이하 높이의 상가건물들이 왕복 2차선 대로변을 끼고 쭉 늘어섰다. 이 건물들 군데군데 당구장이 보인다.

호치민 당구장은 테이블 4~6대 규모의 소형 클럽들이 많다. 호치민 3쿠션월드컵 기간인 지난 달 21일, 기자가 방문한 ‘쩐 꾸엣 치엔 당구클럽’(이하 쩐 클럽)은 국제식 대대 6대가 놓였다. 호치민월드컵 우승자인 쩐 꾸엣 찌엔(세계 10위)이 2016년 ‘LGU대회’ 준우승 상금(3,000만원)을 투자해 지인과 공동운영하는 클럽이다.

클럽 입구엔 수십대의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당구장에 들어서자 자욱한 담배연기가 시선을 압도한다. 베트남에는 아직 당구장내 흡연이 허용된다. 선반위에 놓인 재떨이마다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흥미로운 점은 손님들이 3쿠션과 함께 1쿠션, 프리쿠션 등 다양한 캐롬종목을 즐긴다는 것이다. 프리쿠션은 일반 3쿠션과 동일한 방식이나, 수구 선택이 자유로운 캐롬종목을 말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판, 스코어보드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칠판이나 화이트보드에 수기로 점수를 적었다.

이 클럽은 베트남의 전문선수나 선수 준비생들의 연습장 같은 곳이다. 이들에게 세계적인 당구선수인 쩐 선수는 ‘스타이자 우상’이었다. 클럽 대표인 쩐 선수는 간혹 손님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존경이 가득 담긴 악수와 인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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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한국은 짜장면? 베트남은 쌀국수" 호치민 소재 ‘카우 락 보 빌리아드 336’에서 한 손님이 게임을 잠깐 중단하고, 배달음식을 먹고 있다. 권 반 히유 ‘카우 락 보 빌리아드 336’ 대표는 "베트남의 당구장에서도 한국처럼 음식을 배달해 먹는 문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처럼 개인 당구장을 운영하는 베트남 당구선수는 얼마나 될까. 쩐 선수는 “매우 드물다”고 했다.

베트남의 유명선수인 마민깜(세계 19위)은 “베트남 선수들 중엔 쩐 꾸엣 찌엔, 응우옌 꾸억 응우옌(세계 14위) 등 일부 선수만이 개인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 임대료 등이 비싸 웬만한 선수들은 개인 당구장 개업을 꿈도못꾼다”면서 “(베트남 당구선수)대부분이 정부의 지원금이나 클럽 직원으로 일하며 돈을 받아 생활한다”고 설명했다.

쩐 선수는 “저는 좋은 기회를 통해 큰 돈(LGU대회 상금)을 얻어 이 클럽에 투자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베트남에서도 당구가 인기 스포츠다. 특히 베트남에서 물가가 비싼 호치민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장시간 즐길만한 스포츠로 당구만한 것이 없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호치민 소재 당구장 이용료는 1시간 기준 6~8만동(한화 약 2800원~3700원) 수준. 쌀국수 한그릇 가격(4만동‧약 2000원)의 1.4배, 대형영화관 주말 영화표(13만동‧약 6,1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시간당 1만2,000원(평균)인 한국 당구시장에 비해서는 23~30%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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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고급화 및 대형화를 표방한 ‘‘C&B 비다 바찌에우’의 고객들 중엔 직장인들이 유독 많았다. 사진에 보이는 호왕(33)씨는 본인을 부동산중개업자라고 소개하면서 “클럽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등이 소문이 나면서 빈탄군은 물론 호치민에서 가장 번화한 1군에서도 이 클럽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베트남 당구장에도 ‘대형화‧고급화’ 바람

지난 5월, ‘호치민3쿠션월드컵’ 현장에서 만난 응우옌 비엣 화 VBSF 국가대표팀 단장은 최근 베트남 당구인기가 상승중이며, 동시에 당구장 수도 증가추세에 있다고 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선 고급화 및 대형화를 표방한 클럽들도 속속 등장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1월), 호치민시 10군(Quận 10)에 오픈한 ‘카우 락 보 빌리아드 336’(클럽 당구 336). 테이블 총 22대(캐롬 테이블 12대, 포켓테이블 10대)가 설치된 클럽이다.

기자가 클럽에 방문한 이날(5월 21일), 한산한 포켓볼 테이블과 달리 캐롬 테이블은 쉴 새 없이 손님들을 받았다. 이 클럽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00~150여명. 연령대는 20~60대로 다양한 편이지만, 30~40대 남성들의 비율이 높다고 한다. 또한 클럽 이용객들의 90% 이상이 남성이다.

섭씨 36~38도를 오가는 더운 날씨 때문인지 손님들은 게임 중 수시로 수분을 섭취했다. 베트남 당구장에선 물과 음료수가 ‘공짜’가 아니다. 보통 음료수(330㎖)는 1만5,000동(약 700원), 생수(500㎖)는 1만동(약 470원)에 판매된다.

클럽 대표인 권 반 히유(30‧이하 권 대표)씨는 “음료 판매금이 클럽 매상에 꽤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 당구장의 ‘짜장면 문화’를 설명했다. 그러자 권 대표는 배달음식을 먹고 있는 한 손님을 가리키며 “퍼(phở‧쌀국수)!”라고 답했다. 손님이 원하면 도시락 등을 배달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권씨는 ‘내기당구’에 대해선 “우리 가게에선 일체 금한다. 대신 진 사람이 게임비를 낸다”고 말했다. ‘패자는 카운터로’ 라는 암묵적인 룰이 베트남에서도 통용되고 있었다.

이어 그는 “베트남 당구 동호인들은 다른 지역에 훌륭한 시설을 갖춘 당구장이 있더라도 굳이 그곳을 가지않고 동네 클럽을 주로 이용한다”면서 “때문에 클럽이 몰려있는 지역에선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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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베트남의 5월은 무덥다. 섭씨 영상 36~38도를 오가는 "폭염"이 계속된다. 그 때문인지 클럽 내부는 냉방이 수월함에도 불구하고, 상의를 벗어던진 채 큐를 든 동호인들이 꽤 많았다. 사진은 고급화 및 대형화를 표방해 호황중인 빈탄군 ‘‘C&B 비다 바찌에우’(클럽 당구 바찌에우) 당구장에서 상의를 벗고 공을 치는 한 동호인.
호치민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인 빈탄군 ‘바찌에우’(Ba Chieu) 시장.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인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소문난 ‘관광명소’다. 이 시장을 중심으로 3km 반경에 4개의 당구클럽이 영업 중이다. 이들 클럽들 중 ‘C&B 비다 바찌에우’(클럽 당구 바찌에우‧이하 바찌에우 클럽)가 고급화‧대형화를 표방해 크게 호황중이다.

1000㎡ 규모의 바찌에우 클럽 내부는 바(Bar)를 연상시킨다. 푸른색 조명이 내부를 비추고 있고, 바닥을 제외한 클럽 벽면들은 목재로 덥혀있다.

테이블 22대(중대 17대, 대대 5대)가 들어찬 클럽 중앙엔 미니 바(Bar)가 자리했다. 손님들에게 맥주와 칵테일 등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조명은 어둡지만, 공을 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천장에 설치한 커다란 조명들이 각 테이블들을 밝게 비추고 있다.

바찌에우 클럽의 손님들 중엔 직장인이 많은 편이다. 부동산중개업자인 호왕(33)씨는 “클럽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등이 소문이 나면서 빈탄군은 물론 호치민에서 가장 번화한 1군에서도 이 클럽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클럽 대표인 응우옌 탄 호왕(52)씨는 “시장 근방 4개 클럽이 가격, 서비스 등을 경쟁중인데, 이에 차별화를 두고자 5년 전 클럽을 오픈하면서 지금과 같은 인테리어로, 가격도 다른 구장보다 30% 저렴한 6만동(1시간 기준‧약 2800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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