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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在野고수]③정재권 ‘입상만 40회’…대전 No.1

올 전국대회 우승2‧준우승1번…‘대전 찍고 전국 무대로’
4구 500점 때 팁 사러갔다가 우연히 대회 출전 준우승
수지는 꽉찬 40점…하이런 24점‧애버리지 5.83 기록도
선수 되고는 싶은데…4~5일씩 대회에 나갈 사정안돼
조재호 조명우 쿠드롱의 ‘

  • 기사입력:2018.04.11 07:01:02
  • 최종수정:2018.04.11 08: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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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흔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초야에 묻혀있는 실력자를 ‘재야(在野)의 고수’라 일컫는다. 당구계에도 전국 곳곳에 그런 실력자들이 있다. 세계 당구 강국 반열에 오른 한국당구를 떠받치는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당구의 재야 고수들, MK빌리어드뉴스가 이들을 찾아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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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대전 넘버 원 아마추어" 정재권(41) 동호인. 그는 대전에서 선수만큼이나 유명하다. 수지는 꽉찬 40점. 전국 동호인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넘나들며 입상 명단에 오르는 단골 손님이다. 4개월 남짓한 올해에만 그는 벌써 세 개 전국대회에서 입상했다.


[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정재권이요, 정재권. 대전 넘버 원이잖아요.”

여러 동호인들을 통해 재야의 고수를 수소문했다. 질문에 답하는 사람마다 고수를 언급하는 숫자는 달랐지만 그의 이름은 꼭 빠지지 않고 나왔다.

정재권(41) 동호인. 그는 대전에서 선수만큼이나 유명하다. 수지는 꽉찬 40점. 전국 동호인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넘나들며 입상 명단에 오르는 단골 손님이다. 4개월 남짓한 올해에만 그는 벌써 세 개 전국대회에서 입상했다. 약 700~800명의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2월 ‘대구캐롬연합회장배’에서 MK빌리어드뉴스 ‘재야고수’ 시리즈 첫 번째로 소개됐던 고상운 동호인에 이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3월 ‘인제 3쿠션 전국 아마추어최강전’과 ‘포천 문체부장관기 동호인대회’에선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승부욕이 강해 시합에서 지는 날이면 치지 못했던 배치를 두고 2-3시간씩 연습해야 직성이 풀렸단다. 그런 그는 결국 단계적으로 대전을 ‘접수’하고 전국을 누볐다. 앞서 소개됐던 고수들과 마찬가지로 정재권 동호인 또한 최고의 아마추어들이 참가한 ‘한국당구 3쿠션 실업리그’에서 이름을 떨쳤다.

궁금해졌다. 왜 선수등록은 하지 않았는지, 앞으로의 목표는 뭔지가. 정재권 동호인을 재야고수 3번째 주인공으로 선정해 그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대전에 사는 당구동호인이다. 자영업을 하다가 최근 잠시 쉬고 있다. 구력은 고교시절부터 23년, 대대경력은 13년 정도 된 것 같다. 수지는 40점이다. 요즘 하루 연습시간은 2시간 정도 된다. 시간이 나지 않아 연습을 많이 못하고 있다.

▲그 동안 몇 개 대회에서 입상했나.

= 어림잡아 대전에서만 30~40번 정도 되지않나 싶다. 전국대회에선 10번 이상 되고.

▲그 중 기억에 남는 대회는.

= 2015년 김해시 당구연합회장배였다. 인천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혼자 5시간을 운전해서 김해까지 갔다. 주말 이틀 동안 512강부터 시작해 256강, 128강, 64강 등을 차례로 거치며 9연승으로 우승, 7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정말 힘들었는데 그걸 이겨냈다는 게 너무 뿌듯했다. 2016년엔 시흥시장배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 500만원과 큐 한 자루를 받았다. 아무래도 상금이 큰 대회에서 우승했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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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15년 김해시 당구연합회장배 우승 당시. 정재권 동호인은 무려 5시간 동안 400km를 혼자 운전하고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700만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처음 출전한 대회를 기억하나.

= 22살 때 중대에서 3구 500점 정도를 치던 시기였다. 팁을 사러 재료상에 갔다가 그게 연결이 돼 지역 당구장에서 개최한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당시엔 개인 큐를 사용하는게 흔하지 않던 시기였다. 마침 팁을 사러간 그 재료상에 대회 관계자가 있었다. 그 분이 어린 학생이 팁을 사는 걸 신기하게 여기면서 곧 대회가 열리니 최저점수인 24점으로 참가하라고 제안하셨다. 그래서 대회에 나가게 됐다. 그런데 첫 경기에서 24점을 놓고 이기니까 26점으로 올리라고 하더라. 26점을 놓고도 계속 이겼다. 결국 대회 최고 점수인 28점으로 치라고 하더라. 결국 그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하하.

▲실력이 급격하게 늘었던 계기는.

= 처음엔 학교 다닐 때 다니던 당구장에서 모르는 분들과 대결을 하면서 내 실력을 알게 됐다. 이후 나보다 조금씩 잘 치는 사람들과 시합을 했다. 단지 시합이 끝나면 집에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졌으면 왜 졌는지 고민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오래 가졌다. 12시간 넘게 당구를 치고도 내가 치지 못했던 공을 기억해 무조건 2-3시간씩 연습을 했다. 그렇게 짧게는 2~3개월 지나고나니 내 핸디에서는 내가 최고가 됐고, 또 핸디를 올려 연습했다. 길게는 1년씩 연습하면서 단계적으로 올라섰다. 그러다 보니 대전에서는 넘을 사람이 없더라. 하하.

28살 쯤이었을거다. 한 번은 당시 지인이었던 지형근 선수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치는 사람과 대결하고 싶다고 했다. 과연 얼마나 잘 칠지 궁금했다. 마침 경기도 고양시(일산)에서 기회가 돼 모임에 나가게 됐다. 당시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던 이충복 조치연 김형곤 선수 등 약 10명의 선수들과 이틀 동안 밤새 당구를 쳤다. 핸디를 적용해 승률은 나쁘지 않았지만, 정말 밤새 감탄만 내뱉을 정도로 대단했다. ‘세상은 참 넓다’고 생각했고, 큰 경험이 됐다. 하하.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혹은 부족한 점은?

= 특별히 잘 친다거나 부족한 부분은 딱히 없다. 대신 제각돌리기 할 수 있는 공 배치를 좋아한다.

▲최고 하이런과 애버리지는.

= 비공식으로는 35점 경기를 6이닝만에 끝낸 적이 있다. (애버리지5.83) 하이런은 24점이다. 공식대회라 표현하긴 그렇지만 스코어보드에 저장되어 있는 기록은 ‘애버리지 4.0’에 하이런 22점 정도다.

▲좋아하는 선수와 이유는?

= 조명우 선수의 경기 스타일을 좋아한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공치는 스타일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한번에 쭉 뻗어나갈 수 있도록 당점을 잘 찾아 구사하는 샷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게 조명우 선수다. 또 조재호 선수도 그런 느낌이다. 해외에서는 쿠드롱이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의 스타일엔 공통점이 있다. 임팩트는 부드럽되 샷은 굉장히 시원한 느낌이다.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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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2월 말 열린 ‘대구캐롬연합회장배’에서 MK빌리어드뉴스 ‘재야고수’ 시리즈 첫 번째로 소개됐던 고상운 동호인에 이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대회 입상 기념 사진. 왼쪽부터 대구캐롬연합회 하수보 회장, 공동3위 한광수, 준우승 정재권, 우승 고상운, 공동3위 류윤현, 대구당구연맹 김진석 회장.


▲현재 사용하고 있는 큐는.

= 몰리나리의 블락 큐를 쓰고 있다.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는.

= 대전에서 당구장을 운영할 땐 직접 동호회를 만들어서 운영하다가, 당구장을 처분하면서 대전캐롬연합회에서 활동했었다. 그런데 최근 동호회 ‘프롬’에서 제안이 왔고 수락했다. 앞으로 프롬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은.

= 본격적으로 당구를 잘 치기 시작했을 때부터 생각도 했었고 제의도 여러 군데서 받았다. 최근까지도 대회에 나가면 사람들이 선수 등록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더라. 그런데 현재 사정상 4~5일씩 시간을 내서 시합하기가 힘들다. 전문 선수가 되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진다. 당구계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열악하지 않나. 누구보다 당구를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파격적인 후원 제의가 들어온다면?) 그럼 뒤도 안돌아보고 선수등록 한다. 하하. 정말 제대로 당구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쳐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앞으로의 목표는.

= 당구를 더 잘 치고 싶다. 나는 아마추어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의 선수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싶다. 선수들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은 없지만, 오픈대회에서 만나면 내가 이길 수 있도록 더욱 실력을 연마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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