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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포켓볼 2관왕’ 정영화 “우승못하고 은퇴하는 줄”

대한체육회장배서 개인전 이어 아내 임윤미와 혼성복식 석권
5년전에 직장암 발병 “아직 관리기간 3개월 남아”
“은퇴 및 지도자도 생각…후배들이 나를 넘어섰으면”

  • 기사입력:2017.12.05 10:44:01
  • 최종수정:2017.12.05 10: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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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2일 ‘2017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한 정영화 선수가 아내인 임윤미 선수와 우승 메달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구=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지난 2일 ‘2017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이하 대한체육회장배) 2관왕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국내포켓볼 랭킹 2위 정영화(서울시청‧46)다. 이날(2일) 그는 포켓10볼 남성부 결승에서 고태영을 세트스코어 9:3, 포켓9볼 혼성복식전 결승에선 아내 임윤미(서울시청‧1위)와 함께 고명준-최솔잎팀을 7:5로 차례로 꺾고 2관왕에 올랐다.

1992년 선수등록 후 수많은 국내대회 우승은 물론, WPA(세계풀당구협회) 세계랭킹 14위(2004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9볼 동메달 등 족적을 남기며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렸던 정영화. 포켓볼 경기 시상식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요즘 선수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데, 예전만큼 성적이 나오질 않아 은퇴 전에 국내대회 우승은 힘들 줄 알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10월(풀 투어) 이후 1년 2개월만에 국내대회 우승이다. 소감은.

=(놀라며)그렇게 오래됐나. 하하. 우승은 언제나 기쁘다. 게다가 25년 선수생활 동안 이렇게 국내대회 무(無)우승 기간이 길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또 아내(임윤미 선수)와 함께 혼성복식도 우승하면서 2관왕까지 달성해 정말 감격스럽다.

▲혼성복식 결승에선 6세트까지 2:4로 뒤지다 역전승했는데.

=사실 결승전 당일(2일) 저와 아내 모두 잠이 부족한 상태로 경기장에 나왔다. 새벽 4시쯤, 저희가 묵은 숙소 소방벨이 10분간 울렸는데, 그때부터 잠을 못잤다. 그래서 경기 중 평소보다 대화를 많이하려고 했다. 특히 아내가 포켓10볼 여성부 4강에서 은지(박은지 선수)에게 패한 후 치러진 경기라, 계속 다독여줬다.

▲포켓10볼 개인전도 9:3으로 압승했는데.

=개인전은 꼭 이기자는 마음보단 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내가 가진 걸 보여준다는 자세로 임했다. 그러다 보니 매 경기를 편하게 치렀다. 태영이(고태영 선수)와의 포켓10볼 결승전도 그래서 쉽게 풀렸던 것 같다.

▲결승상대 고태영을 평가한다면.

=호준이(권호준 선수)를 비롯 앞으로 한국 남자포켓을 이끌어 가줬으면 하는 친구 중 한명이다. 이 선수를 제대로 키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실제로 자주 저를 찾아와 제가 멘탈관리, 기술 등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한다. 사석에서는 저를 ‘삼촌’으로 부르며 따르는 친한 후배다. 이번 대회 개인전 결승전을 앞두고 그 친구와 함께 식사도 했다.

▲이번 대회를 통털어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경기감각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최근들어 연습량도 많았다. 하지만 오른쪽 팔이 아파 컨디션이 100%에 가깝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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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시상식 직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정영화.


▲부상 중 대회에 참가한 것인가.

=올해 들어 오른쪽 팔꿈치 쪽에 통증이 와 공을 강하게 치지 못한다. 연습과 함께 부가적인 운동을 하다 ‘테니스 엘보우’(라켓을 사용하는 스포츠에서 흔한 팔꿈치 통증)가 생겼다. 때문에 브레이크 샷도 적당한 힘으로 치고 있다. 오른쪽 어깨 통증은 5년 이상 겪고 있다. 공을 치려고 테이블에 엎드리면 어깨 근육이 아프다. 직업병이다. 여기에 5년여 전 직장암 때문에 수술한 후 회복중인 상태다. 의사 말로는 완치까지 5년이 걸린다는데 이제 3개월 남았다. 또 나이에 따른 체력저하도 전보다 크다.

▲선수생활 25년만에 어렵게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은퇴 시기는 정하지 않았지만, 지도자의 길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만약 좋은 기회가 닿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은퇴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우승 못해보고 은퇴하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이번에 우승했다. 하하.

▲앞으로의 목표는.

=지금까지 저는 제 앞길만을 생각하며 선수생활을 했다. 이제 후배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지도자의 길을 생각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저를 딛고 올라서는 선수들이 많아져야 한다. 또 아직 열악한 한국 포켓볼 환경을 개선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아내 임윤미 선수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 둘을 키우며 선수생활을 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 아픈 남편 뒷바라지까지 하려니 얼마나 힘들겠나. 제 나름대로 도와준다고 하는데 항상 모자랄 것이다. 이 자릴 빌어 미안하고, 또 항상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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